반응형

전체 글 276

어느 이혼남의 2023 신년 계획

결론부터 말하면 신년 계획 따위는 없다. 지난 글에서도 밝혔지만 2023년이라고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나빠질 일만 있다. 굳이 떡국을 챙겨먹거나 생일을 챙기는 일은 없다. 반갑지도 않다. 계획은 일을 하면서 떠오르는 경우도 많아서 계획을 세운다고 그대로 지켜지지도 않는다. 중요한 건 일단 그냥 하는 거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아이템이 하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업무 시간을 피해 새벽이나 밤에 개인 사무실에 출근을 한다. 이 일은 사업의 일환이기 때문에 2023년 한 해 동안 꾸준히 집중할 수 없다면 걷어치울 생각이다. 실행 방법은 간단하다. 반드시 사업장에 출근을 해야하는 장소에 의존하는 일이므로 360일간 출근해서 아이템과 씨름하고, 하루에 한 번 이상 출근해..

생존기 2023.01.11

이혼이 늘어나는 것보다 결혼생활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이혼 통계가 대충 3월쯤 매년 발표되는 것 같다. 인구동향은 분기별로 정리되지만, 이혼율이 포함된 1년 통계는 설정 기간이 지나 이른 봄에 발표되는 구조다. 이혼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특히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이혼은 증가한다. 2023년도 예외가 아니다. 소위 유치한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3년 경제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아직 통계가 나오기 전이지만, 이혼율 자체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평균이혼연령은 조금씩 계속 올라갈 것이다. 이혼건수가 설령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그건 결혼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지, 이혼율 자체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기는 어렵다. 결국 이혼할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이혼을 하기 때문이다. 평균이혼연령이 올가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어차피 젋은 세대는..

생존기 2023.01.08

새해 해돋이를 하지 않는 이유, 겨울 바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 딸에게 아빠는 새해 해돋이에 굳이 나가지 않는다. 정동진이나 포항 앞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새해에 대한 구상은 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나 새해에 대한 구상보다 중요한 것은 12월 31일과 1월 1일의 실행이고, 지난 해에 실패한 무언가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인간이 임의로 그어 놓은 날짜변경선을 넘어오는 해를 본다고 해서 갑자기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진 않는다. 바닷가에서 해 뜨는 것을 보고 별 생각 없이 아침 식사를 하고 와서 갑자기 달라진 삶을 살기를 기대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아빠의 22년 정리는 이미 가을에 끝났다. 아빠만 좋아하는 곳을 찾기 위해 잠시 여행을 떠났었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빠는 바람을 거슬러 움직이면서 얼마나 조금씩 흘러나가는 시간..

딸과 아들에게 2023.01.08

나에게 집중할 뿐,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쇼핑몰에 오는 건 물건을 구경하고 사는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오면 다른 사람을 구경하게 된다. 평소에 일하는 관계 외의 사람을 만나지 않는 나로서는 불특정 다수와의 얕은 스침이 일어나는 기회가 된다. 어린이들을 만나고, 부부나 커플을 보게 된다. 나는 섣불리 그들을 판단하려 하지 않고, 최대한 있는 그대로 그들을 관찰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사람들을 쉽게 판단한다. 이혼한 이후 특히 이혼남이, 이혼녀가, 싱글말이, 한남이 어떻다더라하는 전형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를 많이 본다. 나 스스로도 그런 일반화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티비에 등장한 이혼을 겪은 사람들은 하나 같이 연예인이거나 연예인을 지망하는 사람들이었다다.' 꽤나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그냥 내 의견일 뿐..

생존기 2023.01.06

초등학생 딸 선물고르는 법

아이들 선물을 고르는 일은 어렵다. 특히 아빠가 딸 선물을 고르는 일은 어렵다. 아주 어린 아기라면 여느 장난감이나 좋고, 안전한 것으로 선물을 사면 되지만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 그걸로 다가 아니다. 아이들이 선물을 좋아하면서도 이제 초등학생인만큼 뭔가 교육적이면서도 한 번 가지고 놀고 버리게 되지 않는 그런 장난감을 원한다. 차라리 원하는 장난감이 분명하게 있다면 사주면 될 일이지만, 아빠 입장에서 선물을 고민하는 것은 아이들이 커나가는 과정을 고민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딸 아이에게 공주옷이나 계속 선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예전에 집을 꾸미는 장난감을 좋아했던 기억에 사주었던 선물이다. 꽤 성공적이었고, '미미'라는 대표적인 여아 장난감을 한 번 꼭 사주고 싶기도 했다. 옆에 있는 포켓몬은 아..

생존기 2023.01.06

어느 이혼남의 느리고 고통스러운 죽음

시작은 어느 일요일 아침이었다. 어젯밤 운동을 무리한 탓인지 발을 디딜 때마다 통증이 올라왔다. 절름발이 걸음으로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본다. 까칠한 얼굴이다. 통증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어제 큰 일을 치른 탓일까. 성취감 후의 나른함이 나를 방심하게 했다. 다시 침대에 누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어제 충실히 다했다는 생각에 다시 잠들었다. 재차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아침 10시반이 지나 있었다. 곧 가족들과 식사를 할 시간이었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뉴스를 가지고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챙겨먹을 것들은 야무지게 챙겨먹었다. 분명히 나는 방심하고 있었다. 보통 오전 중에 사라지는 다리의 뻐근함은 이상하게 사라지지 않았다. 다시 자리에 누웠다. 확실히 어제 운동을 하면서 무리..

생존기 2023.01.03

이혼남 월세 현실, 월세를 택한 이유

월세를 주고 월세 세입자가 되는 길을 택했다. 2023년에 들어가면서 실거주하고 있던 한 채를 월세로 내어놓고, 싼 월세로 다른 곳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혼 이후 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비상조치이긴 하다. 이혼남 1주택자가 월세를 내어놓는 현실과 그 이유가 있다. 당장 살고 있는 실거주 집을 월세로 내어놓는 이유는 집을 자산화하여 이유는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잘 살고 있는 실거주 한 채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과금과 관리비까지 고려한 현금 흐름을 챙기는 것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아무리 내가 직장을 잘 다니고 있고 당장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당장 비용을 줄이는 일은 필요하다. 어차피 지금 전세는 안 ..

생존기 2022.12.20

바이낸스, FTX를 저승으로 보내다.

한국시간 11월 9일 새벽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좋은 의미에서의 인수가 아니라, 안 좋은 루머에 시달리던 FTX 거래소의 각종 투자 프로젝트들과 FTT 거래소 체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낸스가 일종의 구제금융 형태로 들어온다고 봐야 한다. 형식은 바이아웃이지만, FTT는 말할 것도 없고 암호화폐 / 가상자산 전체로 번져 비트코인의 가격까지 끌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FTT의 가격은 분 단위로 폭락을 거듭해 새벽 4시 한국시간 현재 4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1만 8천 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한 때 가상자산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었던 Sam bankman-Fried의 마지막 길인가. 경쟁자에게 밀려났다고 볼 수도 있고, 암호화폐나 거래소가 신용을 잃고 시장에서 폭락..

생존기 2022.11.09

아들, 딸과 색칠공부? 색칠놀이!

색칠하기처럼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 감성적이고 아이들과 하기 좋은게 있을까. 색연필의 기름지지만 사각사각한 느낌으로 종이를 채워나가는 것은 재미있다. 몰입하기 쉽고, 어려움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처음 시작은 명상 교재였다. 명상을 하기 위해 집에 도착한 배달 아이템 중에 컬러 명상이 있었다. 내가 색칠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명상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명상에서 쉽게 지루해하는 나인지라, 이걸 아이들과 함께 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색칠을 하면서 마음을 느껴보는 것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그런 명상은 색칠을 하면서도 2차원의 그림에 굳이 명암을 주어 3차원으로 인식하게 만들려고 하면서 색깔에 의미를 부여하는 관념적인 색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인 아빠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아이..

생존기 2022.11.08

이혼기념일 단상: 규칙은 똑같다. 리그만 다를 뿐

"누가 결정하는가?" 이게 살아 있는 동안 가장 중요한 문제다. 사회, 문화, 경제, 정치의 영역에서 인간 세상의 룰은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 결정권을 누가 행사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분야가 조금 달라지더라도 항상 비슷한 형태로 작용한다. 직장인 이혼남인 나는 아주 작은 문제에 대해서만 내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해야하는 일의 세부사항이나 해야 하는 시간을 조금 늦추거나 빠르게 하는 정도의 결정권이 있을 뿐이다. 경우에 따라서 내가 할 일을 스스로 정할 수도 있지만, 항상 상위 결정권자의 힘의 범위 안에서만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누가 그 과실을 가질 것인가,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해서 결정할 권한은 아주 작다. 국가의 일을 국민이 결정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이미 어..

생존기 2022.10.2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