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위치가 나쁘지는 않은데, 입점을 해놓고 장사랄 하지 않고 인테리어 공사만 세 번째 하고 있는 곳이 있다. 대로변은 아니고 상권이 번화한 것도 아니지만, 아파트 단지 세 군데와 병원 사이에 있는 이면도로 사거리 코너 자리의 1층이니 딱히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낮에는 카페이고 밤에는 술집을 하던 이 곳에 들어간 적이 있다. 커피나 차를 주문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 위스키나 와인을 주문해야 하는 곳,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아 라자냐를 주문했다. 라자냐는 사실, 라자냐가 아니었고, 링귀니도 펜네도 아닌 애매한 파스타가 기성품 소스에 버무려져 나왔다. 마음 속이라도 따뜻하게 잘 익혀서 나왔으면 좋았겠는데, 전자렌지 알단테를 맞추어 낸 어정쩡한 파스타가 17,000원. 나는 그 곳을 다시 찾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