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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작은 실수들을 반성하며 (feat. 영화 '샷콜러')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 아빠는 항상 찾아가면 문 앞까지 달려나와 주는 너희들이 고맙기만 하다. 아빠는 너희들이 다녀가는 날이면 늦은 시간 헤어지기 전에 너희들을 꼭 안아주고 '아빠가 사랑한다.' 라는 말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집에 다시 돌아오면 할머니와 함께 너희들이 남긴 흔적과 먹은 음식, 놀이 습관, 너희들이 했던 말을 다시 얘기 한단다. 너희들의 행적이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일주일을 만든다. 미처 챙겨가지 못한 빨간색 풍선과, 너희들과 함께 했던 게임들, 너희들이 가지고 놀던 너희들 할아버지의 사진을 다시 정리하면서 너희들을 생각한단다. 지난 주에 너희들이 아빠와 더 있다가 가려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멀미가 나는 것처럼 얘기했었다. 그리고 아빠 집에 갈 때는 다 빨간불이었으면 좋겠고,..

딸과 아들에게 2022.10.10

아무도 이혼 이후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이혼을 하는 방법, 양육비와 위자료 재산분할에 대한 키워드의 검색 결과는 넘쳐 난다. 그 결과가 다 거기서 거기라는게 문제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어찌되었든 이혼이라는 이벤트 자체에만 있다. 문제는 이혼이 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는 뻔한 얘기는 누구나 다 하면서도 무엇의 시작인지에 대한 얘기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당장 결혼생활의 고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 이후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단순히 이혼 이후의 경제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문제는 자기 자신이 답을 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러다보니 그 잘난 이혼변호사들이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누군가의 이혼에서 돈이 되는 부분은 이혼 자체이지, 이혼당사자의 그 ..

생존기 2022.10.03

여혐, 남혐, 이혼 후 최악의 선택인 이유

이혼 뿐만 아니라 아주 좋지 않은 커플 간의 이별 이후에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관계에서 얻은 안 좋은 경험이 혐오로 빠지는 것은 안타깝게도 안 좋은 경험을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이다. 전배우자나 전애인에게 심하게 데었던 사람이 혐오에 빠지는 것이 당연(?)할 지는 모르겠으나 과도한 싫어요는 무조건적인 좋아요만큼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 몇 년씩 이혼소송이나 정신적 피로에 시달린 사람이 분명히 할 수 있는 선택이긴 하다. 마음의 상처가 깊고 아직 상대방에 대한 전의가 남아 있을 때 '싫다'는 감정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이 '싫다'의 감정을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더 넓게는 당사자와 같은 성을 지닌 사람 전체에게 투사할 때 나타난다. 전남편이 미운 나머지 모든 남자..

생존기 2022.09.24

부부 상담, 커플 상담은 이혼을 막을 수 없는 3가지 이유

결혼 생활 중에 뭔가 문제가 생기거나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면서 부부 동반으로 커플이 함께 상담을 받는 경우가 있다. 나도 이혼 직전에 결혼 생활 문제로 개인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자가 내게 부부 상담을 권했었다. 물론 그 때는 아직 이혼을 결심하기 전이었고, 제안을 받긴 했지만 영 내키지 않아 받지 않았다. 아마도 영화 '미스터앤미세스스미스'의 가장 초반과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받는 부부 상담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미안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식의 부부 상담은 이혼을 막을 수 없다. 이혼을 대비하면서 전후에 심리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는 글을 쓴적이 있는데, 뭔가 단단히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심리상담은 내담자가 혼자 받아야 결혼생활과 이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

생존기 2022.09.20

이혼남 아빠의 건강을 위한 각오

건강을 챙기고, 식단을 주의하고, 운동을 하는 일은 살아있기 위해 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살을 빼기 위해, 특정한 운동 수행을 위해서, 어떤 자격을 위한 체력 검정 때문에 체력을 길렀지만 지금은 다르다. 조금만 먹는 것에 부주의해도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온다. 자칫 잘못해서 식중독에라도 한 번 걸리거나 식습관이 오염되어 과자를 많이 먹거나 식사량이 늘어나면 몸에 즉각적으로 반응이 온다. 예를 들면 피부가 안좋아지거나, 잠을 못자거나, 혹은 식중독 이후에 운동을 못해서 체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일 같은 것 말이다. 최근에 자가격리를 한 번 더 하게 되면서 운동량이 다시 줄었고, 체력저하로 이어졌다. 물론 격리 중에도 맨손운동을 하긴 하지만, 인후통과 발열, 근육통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되..

생존기 2022.09.19

격리 단상, 또다시

다시 한 번 확진과 동시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추석 명절 연휴에 아이들과 만나는 일정은 모두 취소되었다. 아들 녀석은 이제 아빠를 영상으로만 만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직은 누나처럼 말과 영상으로만 인사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빠를 독점할 수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더 마음에 안 드는 눈치다. 예전처럼 길게 영상통화를 하려고 하지 않고, 자기 맘에 안들면 중간에 영상통화를 끊어버리는 일이 더 늘었다. 그건 아빠가 맘에 안 드는 것보다, 그 상황이 맘에 안 드는 것이 더 작용하는 것 같다. 나도 머리로 그런 이유로 일찍 전화를 끊었나보다라고 이해는 하지만, 격리된 채 창밖으로 다른 집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놀러나가는 걸 지켜보고 있자면 가슴 한 쪽이 와르..

생존기 2022.09.13

소설 빅픽처 (Big Picture, 더글러스 케네디)로 배우는 이혼의 지혜

이혼 후의 자기 리셋은 필수다. 그걸 위해 이혼을 하지 않았는가. 더글러스 케네디의 '빅픽처'는 그런 면에서 소설 이상의 작품이다. 특히 이혼을 앞두고 있거나 경험한 이에게는 일종의 교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왜 이혼이 필요한지, 무엇이 이혼을 결행하게 만드는지, 이혼 이후에 나를 어떻게 다시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혼 후에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이후 내용 소설의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으니, 스포일러 주의!) 사진작가를 꿈꿨던 주인공이 안정적인 삶과 결혼을 위해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한다. 어지간한 사진작가보다 더 좋은 현상실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사진에 진심이지만, 제대로 작품을 가지고 사진작가의 세계에 발을 들인 적은 없다. 자신의 안정과 원만한 결혼생활을 위해 로펌에서..

생존기 2022.09.07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 이유없는 이혼과 이별

감탄고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생존의 기본이자 세상이 작동하는 원리이다. 흔히 인간관계에서 서로 함께한 기간이나 감정 같은 것이 영향을 미칠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간관계란 곧 이해관계다. 서로 만나서 이익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어야 상승 효과가 있다. 쓸데없는 당연한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익숙해지는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특히, 학교만 경험해본 사람들은 이걸 머리로는 알지 몰라도 몸으로 체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써도 삼켜주는 일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아주 드물게 일어나고, 절대로 먼저 바라는 태도로 세상을 살면 안 된다. (부모자식간에나 겨우 가능한 일이다.) 제일 싫어하는 말이 '우리가 남이가.' 이다. 남이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사람은 살면서 다른 사람의 힘..

생존기 2022.09.03

이혼남인 나는 누구인가?

이혼남인 나는 누구인가? 이혼을 겪은지는 두어 해 되었다. 6년 내외의 결혼생활은 이혼 조정으로 신속하게 끝났다. 딸과 아들을 두었으며, 이혼 후 양육권자는 아니다. 반드시 아이들과 정해진 시간에 만나고 양육비를 빠짐없이 지급해왔으며, 아이들을 만나지 않는 주말은 아이들과 영상통화를 한다. 갑자기 나를 정리하는 글을 적는 이유는 이제 본격적으로 생존에 대해서 얘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은 내 인생에 중요한 일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 이혼남의 일과 살림살이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이혼남인 나는 아직 직장인이다. 복잡한 출퇴근길을 헤매며 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수 많은 얼굴들과 발자국들을 본다. '이혼남..

생존기 2022.08.28

이혼 이후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

이혼을 한 당신에게 휴식은 필수다. 어느 사람이나 휴식이 필요하지만, 이혼이라는 이벤트를 겪고 나서 쉼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휴식도 일종의 업무다. 휴식을 업무로 등치시키는게 마음에 안들고 어감이 안 좋을 수 있겠지만, 옵션이 아니라 꼭 강조하고 싶다. 이혼 이후의 마음을 짐작해보자. 피곤함이 있다. 속도 위반 티켓 정도 끊어보는 것이 다였던 사람에게 이혼이라는 법적 절차는 큰 피곤함으로 다가 온다. 주변에 본인의 사정을 설명하거나. 혹은 숨기기 위해 상당한 마음 고생을 했을 것이다. 이혼상대자와의 다툼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벌써 몇 년째 이혼 소송으로 시달리고 있을 수도 있다. 죄책감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깊은 관계였던 사람을 떠나보냈다는, 사회적으로 아직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는, 혹 ..

생존기 202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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