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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36

Don't call me after midnight.

자정이 넘어서 전처에게서 걸려 오는 전화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자정 이후에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도 내가 공식적으로 알려준 번호가 아니라, 내 비즈니스 넘버로 걸려 오는 전화라면 더더욱 문제가 있다.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겨서 전화를 건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었거나 긴급한 연락이 필요했다면 분명히 공식 전화번호로 전화를 먼저 걸었을 것이니까.자식들 문제로 긴급 전화를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해가 뜨고 나서 메세지를 보냈다. 정상적인 대화가 이루어졌고, 그 다른 어떤 아이들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문제가 없다.전화하지 마라. 그게 잘못 건 것이든, 자동완성으로 번호가 찍혔든, 바지 주머니나 백 속에서 눌린 것이든 그..

짧은 글 2025.03.18

이혼한 전남편 전처의 장례식에 가야 하는가?

이혼한 전배우자의 장례식에 가야 하는가. 흔치 않은 질문이다. 이 검색어로의 유입이 블로그에 있었고, 생각할 만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특이하지만 좋은 질문이다. 어제 모처럼 집들이를 했고, 가까운 친구들이 선물까지 들고 먼 길을 달려와 주었다. 상황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특히 이혼 이후 긴 시간이 흐르지 않았거나 감정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라면 전배우자의 장례식에 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가족 같에 아직 앙금이 남아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겠고.내 대답은 "반드시 그 장례식에 가라." 이다. 나라면 내가 입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검정색 수트와 검정색 넥타이를 하고, 장례식장을 방문할 것이다. 이런 일이 내게 벌어진다는 것은 곧, 아이들이 엄마를 잃었다는 의미니까. 나는..

짧은 글 2025.03.09

Kill the cubs

이사를 마치고 혹시나 싶어서 대피공간 앞 좁은 난간에 비둘기가 둥지를 틀지 않았나 확인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마침 확인하는 그 순간 어미 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었다. 어미 비둘기는 어지간한 소리나 진동에도 움직이지 않고 알을 품었다. 방충망만 남겨 놓은 상태에서 공책을 던져 어미 비둘기를 몰아내고 둥지를 보니 알이 세 개쯤 있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 둥지를 밀어버렸다.난간도 내 공간이다. 내 공간을 침해하는 것도 내 자식에게 갈 자원을 앗아가는 침략행위다. 다음에 다시 어미 비둘기가 둥지를 틀지 않게 조치를 취하겠지만, 다시 둥지를 튼다면 그 때는 둥지를 밀어버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잔인하다 말하지 마라. 숫사자가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면 새끼들부터 죽인다. 자연에서는 늘 일어..

짧은 글 2025.03.06

2025년 라마단 시작

2025년 라마단은 메카 기준으로 2월 28일부터 3월 29일까지이다. 한국에서는 말레이시아 무슬림의 기준에 따라 3월 1일부터 시작되니, 사실상 3월 한 달이 라마단인 셈이다. 이슬람력 제 9월에 해당하는 라마단은 아랍어로 '무더운 달'을 뜻하는데, 354일 태음력 기준이라 365일 기준인 양력과는 다르다. (분명히 한국에서 3월이 무더운 달은 아니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금식하는 것이 원칙이다. 개인적으로 이슬람 신자는 아니기에, 라마단의 이슬람 전통을 따를 이유는 없다. 다만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주간 금식을 라마단 기간에 실천한다. 원래는 물도 안 마시는 것이 엄격한 방식이라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다. 라마단 금식을 시작하는 이유는 회삿밥을 끊기 위해서다. 여기저기서 주어지는 ..

짧은 글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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