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넘어서 전처에게서 걸려 오는 전화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자정 이후에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도 내가 공식적으로 알려준 번호가 아니라, 내 비즈니스 넘버로 걸려 오는 전화라면 더더욱 문제가 있다.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겨서 전화를 건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었거나 긴급한 연락이 필요했다면 분명히 공식 전화번호로 전화를 먼저 걸었을 것이니까.
자식들 문제로 긴급 전화를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해가 뜨고 나서 메세지를 보냈다. 정상적인 대화가 이루어졌고, 그 다른 어떤 아이들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문제가 없다.
전화하지 마라. 그게 잘못 건 것이든, 자동완성으로 번호가 찍혔든, 바지 주머니나 백 속에서 눌린 것이든 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지 마라. 전처인 네가 내게, 전남편인 내가 허용하지 않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 이유는 없다. 전처인 네가 뭘 봤거나 들었는지 나는 전혀 관심이 없다. 면접교섭때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보았든, 술을 마셨든 나는 관여하지 않는 일이다. 내가 너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이유는 단 하나, 내 딸과 아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자랑스럽게 친권과 양육권을 가지고 갔으니,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면 공적으로 그리고 사적으로 네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기억하지 못하나. 네가 나에게 밤에 전화를 걸어서 좋은 일이 벌어졌던 일은 없다. 지금 자정을 넘겨서 네게 전화가 온다는 것은 아직도 나를 감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으로만 해석된다. 전화가 왔던 그 시각, 나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감과 나와 함께 있었던 사람에 대한 예의, 아이들의 어머니로서 너의 면을 생각해서 받지 않았으니 다시 전화하지 마라. 용무가 있다면 어떤 전화번호를 어느 시간에 사용하는지, 너는 이미 그 규칙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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