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이혼한 전남편 전처의 장례식에 가야 하는가?

싱글맨 2025. 3. 9. 17:57
반응형

이혼한 전배우자의 장례식에 가야 하는가. 흔치 않은 질문이다. 이 검색어로의 유입이 블로그에 있었고, 생각할 만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특이하지만 좋은 질문이다. 

어제 모처럼 집들이를 했고, 가까운 친구들이 선물까지 들고 먼 길을 달려와 주었다. 

친구 몸까지 생각해주고 바쁜 시간에 쪼개 와주다니 진심으로 고마운 일이다.

상황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특히 이혼 이후 긴 시간이 흐르지 않았거나 감정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라면 전배우자의 장례식에 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가족 같에 아직 앙금이 남아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겠고.

내 대답은 "반드시 그 장례식에 가라." 이다. 나라면 내가 입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검정색 수트와 검정색 넥타이를 하고, 장례식장을 방문할 것이다. 이런 일이 내게 벌어진다는 것은 곧, 아이들이 엄마를 잃었다는 의미니까. 나는 내 자식들의 슬픔을 함께 할 것이다. 계좌에 'OOO 조의금'이라고 기록하고, 아이들에게 직접 조의금도 전달할 것이다. 고인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고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여유있게 머무르겠지만, 식사는 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식들과 마음을 나누고 돕거나 조언이 필요한 경우 그걸 제공하는 일이다. 말이 많을 필요는 전혀 없다. 

그리고 장례식장에 있는 다른 가족들을 유심히 관찰할 것이다. 아주 유심히 말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보거나 말거나 그런 것은 안중에 없다. 나는 그들이 나를 알아보고 상황을 알아차리길 바란다. 무슨 말을 특별히 할 필요는 없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