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아빠 7

사장 만들기 게임, 이혼남의 직장 생활

직장 생활에 대한 심각한 생각을 해본다. 내 개인적인 목표는 AI 소프트웨어 인더스트리로의 이동과 독립이고, 이 게임과 내 목표는 상당히 연결되어 있다. 분위기가 무거울 필요는 없다. 이건 일종의 게임이다. 이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고, 지더라도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사내 환경에서 내가 잡은 세부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내가 나가서 할 일에 대한 모의고사를 치르는 것이 목적이니까, 진지하게 임하되 긴장할 필요는 없다. 이 게임은 '사장 만들기 게임'이다. 소속을 변경해 중심 이동을 한 결과, 직속 상관이 사장단 진입의 턱 밑에 와 있다. 정확히 말하면 턱걸이를 하고 있는 셈이고, 주어진 시간은 아마도 오늘부터 2년 정도. 중간에 팀장 같은 중간관리자가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고 중간급 이상의..

생존기 2025.03.09

이혼남, 아빠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때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 너희들의 아빠라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기쁘다. 아빠랑 만났다가 헤어지는 시간이 되면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우는 우리 딸을 보면 항상 마음이 아프다. 그만큼 너희들을 다시 만나는 날이 되면 문 밖에서부터 너희들의 웃음 소리가 들릴 때 아빠의 마음이 흐뭇하기 그지 없단다. 아빠에게 삐질 때가 있으면서도 아빠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편지와 그림을 선물해주는 우리 아들을 생각하면 아빠는 언제고 웃을 수 있다. 아빠가 그림 솜씨가 형편없어서, 다른 손을 빌려 우리 딸의 얼굴을 그려봤단다. 사실 이 그림을 그리면서 참고한 사진에는 아빠의 큰 선글라스가 씌워져 있었지. 얼굴의 반을 가린 아빠의 선글라스도 우리 딸의 미소를 지우진 못했다. 아빠랑 같이 있는 날이 적지만 편지에 적혀 있는 키워줘서..

딸과 아들에게 2023.06.04

회식을 기피하는 이유

남의 돈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빼면, 회식은 참 슬퍼지는 시간이다. 반성의 시간이자 다짐의 시간이기도 하다. 더 이상 전염병을 걱정하지 않게 되면서, 회식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직장의 문화가 바뀌고 있고, 회식이라는 것이 업무의 연장일 수 있다는 단점을 단순히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작용으로 늘어난 회식의 횟수가 일시적인 것인지 아닌지 여부를 진단할 필요도 없다. 판교 언저리에서 나가봐야 갈 곳이 뻔하긴 하지만, 익숙한 집들을 찾아 자리를 잡는다. 이야기가 이어지고, 누가 승진을 했고, 누가 퇴직을 했고, 임금 피크제가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를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 관성으로 작용한다. 그런 얘기들, 그런 주제가 나랑 상관없다거나 얘기할 가치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

생존기 2023.05.28

아빠임을 느끼는 순간

음악을 들으며 아이들을 떠올릴 때 아빠가 되었음을 느낀다. 연애 문제로 가장 힘들 때 의지했던 음악을 다시 들어보자, 그 가사를 들을 때 배우자나 옛 연인을 생각하는가, 아니면 아이를 생각하는가? 가사 속의 '그대'가 내 짝이 아닌 아이들에 대한 것으로 들린다면, 심지어 아이가 성장해서 겪을 사랑과 그 아픔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면, 이미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아빠다. 제과점이나 장난감 가게 앞에 무심코 서서 아이들을 생각하거나 선물을 고르고 있을 때 아빠가 되었음을 느낀다. 쇼핑 중에 발견한 레고 세트, 아이들이 그려진 디자인의 접시나 머그컵, 캐릭터가 올라간 케익, 주차된 차 안에 있는 카시트와 틀림없이 아이들이 먹고 버렸을 것 같은 캐러멜 포장지, 딸이 좋아하는 옆집 강아지와 아들이 좋아하는 자..

생존기 2023.04.16

통풍이 이혼남에게 얼마나 아픈지 묘사해주마.

'통풍' 을 검색하면 엄청나게 아프고, 뭘 먹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만 가득하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이라는 병명이 붙은 유래나 퓨린이 몸에 흡수되어 요산이 되고, 요산이 결정화되어 관절의 약한 부위에 염증성 반응을 폭발적으로 일으키며 통증이 발생한다는 병리학적 지식이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대부분이다. 그런 정보들이 대개 그렇듯이 통풍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통풍의 고통을 겪는 사람이 어떤 상태가 되는지,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고통의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얘기는 보통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고통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고통을 묘사하지는 않는다. 1월 1일 자정이 지나서였다. 뭔가 불편한 느낌에 잠에서 깨었고, 특별한 이유 없이 버릇처럼 화장실로 향했다. 침대..

생존기 2023.01.19

어린이날

나의 아들과 딸에게, 어린이날에 올해는 정확하게 만나지는 못하는구나. 하지만 아빠는 오늘 너희들을 생각하고 있단다. 너희들이 그린 그림을 액자에 조심스레 넣어서 벽에 걸어둘 예정이다. 너희가 그린 그림, 아빠와 너희가 함께 그린 그림, 이런 시간의 조각들이 아빠에게 추억이 되고 힘이 된다. 그리고 너희들의 작품은 그 어떤 이름난 작품보다 월등한 가치가 있단다. 딸아, 네가 그린 사과는 아빠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장소에 있다. 아빠에게 이 사과는 어떤 과일보다 먹음직스럽고, 아껴두었다가 너에게 주고 싶은 그런 사과란다. 아침에 일어나서 기분을 다잡고 너를 생각하기 위해서 가까운 곳에 두었다. 그리고 오늘은 네가 무엇을 할까 궁금해 한단다. 아들아, 네가 그린 파도 그림은 아빠가 힘들 때..

딸과 아들에게 2022.05.0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