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301

쥐약 1, 2, 3

원래 월급이 쥐약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워낙 임금 노동을 하는 사람이 많고, 약기운이 충분히 천천히 돌기 떄문에 얘기할 필요가 없을 뿐이다. 이건 잠시 접어 두도록 하자. 이 블로그에 한 번 들어온 어떤 정신 없는 사람도 반도체 양사의 주식을 들먹이며 유치한 짓거릴 한 적이 있을 만큼, 이제 두 회사의 주식은 대충 KOSPI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자산이 되었다. 아마 옆 동네 회사에서 그래서 이 성과급이라는 것을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모양이다. 가위 바위 보도 아니고, 이걸 굳이 삼세판으로 쪼개서 지급하는 것은 사람을 묶어 주기 위한 것이다. 성과급을 OPI로 부르나 보고 기존에 연말 정산이 끝나고 주던 것 OPI 성과급이 OPI1, 초과 성과에 대한 이익 배분을 언제할 지는 모르겠으나, OPI..

생존기 2026.07.28

사는 곳이 바뀌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어느 커피샵에 들어왔다. 앞으로 매일 이 곳으로 퇴근할 예정이다. 여기서는 절대로 현 직장의 일을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사람은 사는 곳이 바뀌지 않으면 절대로 그냥 바뀌지 않는다. 확실히 물리적인 대상을 갖는 것은 살면서 어떤 일을 달성하고 삶을 바꾸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고심해서 이 곳을 찾았다. 이 곳은 내가 버려야할 나의 현재와 내가 가질 것이 공존하는 곳이다. 쉬운 말로 하면, 여기서 나는 '나의 일'을 퇴근 후 한 시간 동안 할 생각이다. 앞으로 5년간 특별히 내가 해외에 있거나, 더 중요한 업무로 일을 하고 있지 않는 한 나는 같은 시간에, 이 자리에 있을 것이다. 단기 임대라도 알아볼까 생각도 해보고 있다. 구청 주차장에 주차비를 내고, 커피를 한잔씩 마시는 일은 돈이 든다. 하지만 나..

생존기 2026.07.21

불친절할 세상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6월이 끝나고 나서야 6월을 돌아본다. 너희들에게는 별 상관없는 기억이겠지만, 6월은 지방선거로 시작했다. 상당한 후폭풍이 있었고 아빠도 거기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선거 결과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 징검다리 휴일이 되면서 쉬는 것도 안 쉬는 것도 아닌 애매한 날들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초반에 늦게 시동이 걸린 셈이다.아들아 너는 아빠에게 7시쯤 퇴근했냐고 묻는 연락을 하곤 하지만, 출퇴근 시간보다 중요한 것들이 노동자로 생활하다보면 생긴다. 상사들과의 면담에서 별로 좋은 소리는 못들었다. 너도 곧 경험하게될 시험이라는 것이 이런 식으로 너를 평가하는 메커니즘을 어릴 때부터 학습시키는 도구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 평가는 필요하고 평가 없는 세상은 없다. 아빠가 혹은 네가 잘 해낸..

딸과 아들에게 2026.07.04

지붕 없는 집

너희들은 아빠를 방문할 때마다 평면도를 하나씩 남겨 두고 간다. 아빠가 유튜브 같은 것을 보지 못하도록 모바일 기기를 통제할 때마다, 너희들은 거실에 있는 체스보드와 젱가 블럭을 이용해서 지붕 없는 집을 세운다. 너희들이 돌아가고 나면 아빠에게는 이 평면도가 남는다. 문 손잡이마다 너희들의 손자욱이 남고 복도와 의자에 너희들이 앉았던 향기가 남는다. 공기중에 떠도는 너희들의 온기가 이 평면도 안에 보인다. 테이블에는 항상 어떤 물건들이 있는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룩의 머리에, 룩의 성벽처럼 생긴 꼭대기 안에 작은 레고 조각들을 놓아 장식을 한다는 점이다. 또 체스보드로 만들어진 기단부를 연결하는 입구에 놓은 것은 아니지만, 젱가블럭을 하나 놓아 외부 계단을 하나 만들기도 한다.너희들의 평면도가 논리적..

생존기 2026.06.28

나는 왜 프레임과 불화하는가

나는 왜 불화하는가. 그건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의심스러운 것은 시스템과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당연히 의심은 나를 느린 사람으로 만든다. 이미 있는 것을 느리게 배우고, 느리게 받아들이고, 느리게 친해진다. 그리고 그건 자랑스럽기만한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한 학습을 느리게 하는 효과가 동반되고, 의지보다 능력에 더 빠른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동료와 협업하여 일을 빠르게 끝냈다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 동료가 사라지면 더이상 그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이런 깊은 불신은 너의 오래된 병통이다.불화가 계속되면 사람들은 나를 벽으로 생각한다. 당연한 일이고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들의 릴랙스한 모습이 나는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나의 편한 ..

생존기 2026.06.12

너희들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뜻이냐

아버지의 의견과 아들, 딸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원래 다른 세대란 일정 수준 반목하거나 서로를 거부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학교에서 상장을 공개적으로 수여하는 일이 사라지고, 승패를 가리는 운동까지 없애가면서 어떻게든 어물쩡(?) 동점을 만들어 버리는, 학교 교육의 현실에 대해서 딸과 아들, 그리고 나와 전처의 의견이 같다는 것은 단순히 흔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반가운 일이긴 하다. 너희들이 학교에서 나오면 경쟁이라는 것이 있고, 세상이 너희들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엄마와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는 너희들이 당연히 엄마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엄마나 아..

생존기 2026.06.07

아빠, 러시아어 오픽 시험을 보다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아빠가 러시아어 시험을 본다고 너희에게 공언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아빠는 그걸 실행해 옮겼다. 시험 성적이 안 나올 것은 알고 있었다. 러시아어 시험은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에 대한 아빠의 첫 시험이고, 러시아어 OPIc 오픽 시험 등급 NM을 받았다. 원래 아빠의 목표는 IM이었다. 하지만, 등급은 상관 없단다. 일단 지금 현재 아빠의 실력을 알아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고, 성적이 안 나올 것을 알면서 시험을 보는 것이 아빠의 승리였다. 아빠도 사람이라 시험 며칠 전, 시험을 취소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성적이 안 나올텐데 응시료를 지불하는 것이 효과적인걸까, 조금 더 준비해서 두 달 정도 후에 다시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도 한국에서 학교 생활을 하고 세월을 보낸만큼 시험 ..

딸과 아들에게 2026.06.04

더러운 칼은 또다른 칼로 막는 법

Too Big to Fail이라는 영화를 보면, "Buffet wouldn't touch it with a stick." 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더럽고 위험한 똥 같은 자산은 워렌 버핏이 손으로 만지는 것은 물론 막대기로도 만지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이다. 쓰레기 자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정치와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더럽기 이를 데가 없어 막대기로도 만지기 싫다. 정치는 모르면 안 되는 분야다. 정치인이 누가 알려져 있는지, 권력을 누가 잡는지 그 자체는 컨트롤할 수 없다. 투표라는 수단은 아주 뭉툭한 것이기 때문에, 직접 내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하지만 투표에 참여하여 권리를 행사하고, 그 뉘앙스를 잘 음미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게 내 일과 자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생존기 2026.06.04

반도체 각자생존의 단상

2019년 즈음 삼성전자 메모리에서 하이닉스로 이직하신 분을 두어번 업계 세미나에서 만난 적이 있다. 개인적인 인연도 크게 작용해서 그런 결정을 내리신 것으로 알고 있고, 다른 한 분은 아예 모르는 분이고 발표만 들었을 뿐이지만, 결과적으로 두 분 다 그 당시로서는 흔하지 않은 선택을 한 사람들이다. 모르는 사람 눈에는 당시 1등을 하던 회사에서 이직을 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결과론이지만 그들은 성공적인 투자를 한 셈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운도 있어야 하고, 자기 직업에 대한 감이나 분위기를 감지해야 내릴 수 있는 결정이다. 정반대의 결정의 결정을 한 사람들도 있다. 만년 2등이었던 하이닉스에서 1등 기업으로 가겠다고 2020년쯤 삼성전자 반도체로 이직한 경우 말이다. 어느 사업부인지까..

생존기 2026.05.29

5월의 가장 중요한 목적을 달성하다.

신용대출의 갱신이었다. 5월에 내가 해야 되는 일은 딱 하나였다. 1년만에 돌아오는 신용대출을 일부 상환하고 낮은 금리로 잔액에 대한 신규 대출을 갱신하는 것, 3% 초반의 금리로 해내었다.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11개월만에 바로 갱신하였다. 만기 한 달 전부터 갱신이 가능하기에, 날짜가 되자마자 서류를 준비해 감행하였다. 6월, 뻔히 폭풍이 불기 전에 일단 이 일만은 해결해야 했다. 6월이 되면 일도 바빠지겠지만, 거시 지표는 안 좋아지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들까지 발등에 불이 떨어질 것이 내 눈에는 보인다. 코너에 몰리면 책임과 뒷감당을 장담할 수 없다. 심지어 주변 지인들에게도 경고해두었다. 11월이나 되어야 정신을 차릴 수 있으니, 6월에는 애초에 추가 일정을 잡지도 않았다. 사람 많은..

생존기 2026.05.2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