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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55

이혼남의 연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이혼남으로서 연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연애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고, 연애를 할 여유가 없다.' 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생각이었다. 저 생각이 지금도 유효하긴 하다. 상황으로만 보면 여전히 연애를 하는 것은 리스크에 해당한다.이혼 후 연애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뀐 것은 내 시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연애를 할 여유가 없다.'라는 생각이 나를 수동적으로 만든다. 연애를 할 여유가 없다면 여유를 만들어내야 한다. '여유가 없다' 라는 생각이 없는 시간을 쪼개어 나를 더 생산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애를 안하니 그 돈을 아끼고, 그 시간에 놀겠다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다 내 책임이다.더 짧은 시간을 생산적으로 만들어 사람을 만나야 한다. 이제 내가 하는 일도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스킬셋은 기본이고 ..

생존기 2025.02.18

Cut the cord: 이혼남이 반드시 나만의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

자가로 복귀하였다. 지난 2년 임시로 월세 세입자로 생활하였고, 2년 계약 종료와 함께 자가로 다시 이사를 마쳤다. 동시에 내부적인 문제로 다른 가족과 생활을 잠시 합쳤다가 그 생활을 청산하였다. 이 이사가 특별한 것은 한 집에서 다른 집으로의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1세대를 2세대로 다시 분리하는, 세대 분리 이사였기 때문이다. 전처나 아이들이 아닌 다른 가족과 합쳐서 사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불가피한 이유라는 것이 항상 있기 마련이지만, 세대를 합쳐서 산다는 것은 결국 좁은 공간에서 이것저것 쌓아놓고 사는 생활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생활의 결정권을 잃는다. 내 집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내 의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는데,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

생존기 2025.02.16

예비 장인은 결혼하는 남자, 당신의 미래다. (결혼을 앞둔 남자의 질문)

결혼을 앞둔 이가 조언을 구하기에 예비 장인을 보라고 말해주었다. 장인이 될 사람이 집안에서 존경받는가? 예비 처가의 가족들이 그를 아버지로 대우하는가? 결혼 전에 결혼을 해도 좋을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반드시 참고해야하는 중요한, 기본적인 질문이다. 글쓴이가 실수한 부분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이 조언에 '싫어요'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결혼이 사랑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결혼이 결혼 당사자간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결혼이 가족과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할 법한 '싫어요'다. 응답자는 남녀 성비 9:1 정도가 혼합된 불특정 다수였다. 상당 수의 남성이 '싫어요'를 클릭했다고 볼 수 있다. 3040이 주요 응답층이니 절반 정도는 기혼 남성이라고 봐야하겠다. 이들이 싫어요를 클..

생존기 2025.01.10

당신의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은 괜찮지 않다.

당신의 유학은 괜찮지 않다. 대학원 진학도 어지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말리고 싶다. 15살에 학부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을 무렵 스무 살이 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들이 내가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내가 차마 나서서 말릴 수는 없기에, 글로라도 적어두고자 한다. 나는 늦깍이로 32살을 넘겨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학부를 졸업을 하고 바로 학위 생할을 시작해서 결국 박사학위를 받고 직장을 구했지만, 그렇게 했어도 늦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사라진 제도이지만 이공계 대학원 전문연구요원제도를 이용한 동료들에 비해 군대를 갔다온 나는 그만큼 시간상의 페널티를 감수해야 했다. 똑똑한 친구들은 한참 전에 군 문제를 해결하고 유학을 가서 28세에서 30세에 박사 학위를 받은 친구들..

딸과 아들에게 2025.01.04

이혼남이 읽은 Poor Charlie's Almanack (가난한 찰리의 연감)

찰리 멍거의 유일한 책이다. 멍거와 워렌 버핏, 두 사람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투자로 세계의 정점에 서 있는 사람들이자, 자신의 투자 방법론에 대한 책을 한 번도 쓴 적이 없다는 공통점 말이다. 워렌 버핏의 주주 서한은 정말로 주주에게 보낸 서한집이고, 이 책은 멍거 생전의 연설을 모은 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해진다. 세상에는 진지하게 읽을 책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인플루언서의 책을 자기계발 섹션에서 사고 있다면, 그만두는 편이 좋다. 레이 달리오 본인도 본인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은퇴했다. (브리지워터의 처참한 현황을 참고하자.) '가난한 찰리의 연감'은 예외에 해당하는 몇 안 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더라도 한국어로 번역된 책을 읽지 않기를 권한다. 번역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 ..

생존기 2025.01.03

이혼남, 미술관에 가다.

주기적으로 미술관에 간다. 리움 멤버십이 있고, 미술관에서 접할 수 있는 예술 이외에 다른 형태의 예술에도 예민하게 구는 편이다. 예술가는 항상 현재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고 미래를 예측하려 반응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개의 경우 성공적이지 않다. 이혼남인 내가 미술관 멤버십을 유지하면서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그들이 보려 하는 미래에 내가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고미술이 훨씬 인상적인 경우가 많다. 생각보다 시대정신의 첨단을 달리는 예술가는 많지 않다. 그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아들이 좋아했던 드림 스크린 전시를 혼자 조용히 다시 들어가 본다. 아이돌에게 아이돌의 공식과 매너리즘이 있듯이, 전시를 준비하는 예술가에게도 매너리즘이 있다. 드림 스크린에..

생존기 2025.01.02

See you in the assembly area

'I'll see you in the assembly area.'......2024년이 그렇게 끝이 났다. 보통은 동지를 기준으로 한 해를 정리한다. 예전에는 31일에 석양을 보러 여행을 나가기도 했었다. 올해는 동지부터 시작된, 하루에 한 명 이상의 일대일 미팅 일정이 잡혀 연말을 연말 답게 보내지는 못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일하면서 중간에 일정이 잡힌 사람들을 만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1 on 1 미팅이었고, 만난 사람은 회사 안에서 밖에서, 거래선에서,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을 만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에 대답하는 일이다. 이들을 만나면서 내린 결론은, 단순히 '어떤 걸 하겠다.' 정도의 문제 정..

짧은 글 2025.01.01

겨울의 향

겨울에는 특별한 향이 있다. 겨울의 향은 차가운 얼음과 태워진 낙엽의 향이 뒤섞인 것 같은, 엄격하지만 지저분한거나 역하지 않은 어떤 냄새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봄과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봄을 좋아하지 않는다. 봄을 막을 수는 없다. 필요하기도 하다. 월동준비라는 표현에는 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겨울을 최대한 즐기려는 속내가 있다. 겨울의 향을 잘 음미하면, 그 속에 타들어가는 시간의 탄내가 난다.세상 사람들은 여러가지로 싸운다. 자유, 행복, 권리,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싸운다. 어느 한 쪽이 절대로 일방적으로 이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나의 싸움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적 자유이건 경제적 자유이건, 표면적으로 사람들은 자유를 원한다고 하지만, 생..

짧은 글 2024.12.18

2024년 겨울, 지각 변동

'생존' 이라는 단어가 블로그의 제목에 들어가 있는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발바닥 아래를 지지했던 땅바닥이 움직이고 있다. 물리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도 지각 변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생활 조건 자체가 크게 변화하는 시기에 인간의 정신 영역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시대정신'은 적어도 바뀌거나 사라질 것이다. 지금 현 시대를 관통하는 어떤 정신적인 키워드를 찾을 수는 있겠으나, '생존'이라는 단어 외에 다른 시대 정신을 찾지 못했다. 평화, 기후변화에의 대응, 남녀평등을 위시한 여성주의, 생태주의 같은 거시적 혹은 미시적인 이념들은 쓰레기통으로 처박힐 시간이다. 세계 평화보다 나의 생존을 위한 전쟁의 승리가, 기후변화에 대한 전지구적 대응보다 나를 위한 에너지원의 확..

생존기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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