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흘린다. 먹는 일도 귀찮고, 잠을 이룰 수 없는 정도가 지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이혼남으로서 혼자 산다는 것은 항상 혼자 피를 흘리는 일이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 혼자 살아남는 것은 여기서 시작한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비롯한 일련의 검사를 치른다. 이 비용을 지불하고, 붕대를 풀었다가 다시 묶고, 다리를 거꾸로 들어올린다. 화장실 청소, 방 청소,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일터로 나서는 일상이 외롭다거나, 쓸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혼 이후에 혼자 살 수 없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다시 전장에 나서야 한다. 샤워기를 청소하고, 줄눈을 채워넣고, 칫솔을 바꾸고, 신발 세탁을 의뢰하는 일상부터, 아이들을 만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까지 다 한꺼번에 해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