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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55

혼자 피를 닦아내는 일은 영구적인 일상이다. (feat. 이혼남에게 필요한 생활 잡학 지식)

피를 흘린다. 먹는 일도 귀찮고, 잠을 이룰 수 없는 정도가 지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이혼남으로서 혼자 산다는 것은 항상 혼자 피를 흘리는 일이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 혼자 살아남는 것은 여기서 시작한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비롯한 일련의 검사를 치른다. 이 비용을 지불하고, 붕대를 풀었다가 다시 묶고, 다리를 거꾸로 들어올린다. 화장실 청소, 방 청소,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일터로 나서는 일상이 외롭다거나, 쓸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혼 이후에 혼자 살 수 없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다시 전장에 나서야 한다. 샤워기를 청소하고, 줄눈을 채워넣고, 칫솔을 바꾸고, 신발 세탁을 의뢰하는 일상부터, 아이들을 만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까지 다 한꺼번에 해내야..

생존기 2024.12.03

2024-2025 이혼남 월동준비 Part II

세입자부터 내보내기로 했다. 이건 나만 그런게 아니라, 아마 흔할 것으로 본다. 이미 집을 임대로 내어준 시점에서 월세 시세가 150% 상승했다. 84 타입이 아닌 59 타입의 월세 시세가 지금 세입자와 계약한 월세 금액이다. 하지만, 내가 세입자를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은 월세를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다시 직접 실거주하기 위한 것이다. 2025년에 아마 교육 파견 형식으로 집 근처에 있는 타사 연구소로 출근할 가능성이 있다. 실현할 수 있다면 도보로 15분인 출퇴근 거리를 확보할 수 있으니, 이보다 탐나는 것이 없다. 금액에 대한 일체의 언급없이 세입자에게 실거주 통보를 이미 추석 연휴 전에 해두었다. 두 해가 안 되는 기간, 나도 월세로 계약해서 다른 집에서 살면서 편리함을 누리기도 했지만..

생존기 2024.10.09

로버트 기요사키의 이혼 (feat. 10/6 교보문고 광화문 사인회 이벤트)

Rich Cooper Clips 채널, 아마도 리치 쿠퍼의 메인 채널이 아닌 세컨 채널에서 처음 보았을 것이다. 로버트 기요사키가 "이혼"한 것이 유튜브를 통해 방송을 탄 것이다. 충격까지는 아니었지만, 빌 게이츠나 베조스의 이혼보다 조금 더 울림이 있는 소식이었다. 한참 앤드루 테이트 (Andrew Tate)가 유튜브에서의 갑작스러운 성장으로 유명해졌을 때고, Men Going Their Own Way가 인기 있는 검색 키워드였던 시절 바로 조금 뒤였다. 위의 "이혼"이라는 표현에 따옴표를 사용한 것은 이유가 있다. 로버트 기요사키가 누구인가. 98년에 한국에도 출간된 자기계발서 혹은 투자 지침서 분야의 유명한 책인 속칭 빨간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이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하와이에서 ..

생존기 2024.10.05

2024-2025 이혼남 월동 준비 Part I

매우 현실적인 계획을 생각해본다. 2029년에 직장 생활 종료와 해외영주권 취득이 목표이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는 시점이고, 어차피 이 이상 한국 대기업에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특별히 의미도 없다. 국민연금에 대한 반환 일시금 제도를 활용하고, 적어도 2030년부터는 한국에서의 생활을 180일 미만으로 유지한다. 이건 무슨 특별한 비법 같은게 아니다. 여기서 경우에 따라 5-7년 정도 한국에 6개월을 거의 꽉 채워 상주하는 양다리를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학교와 양육비 문제 때문이다. 법정 양육비 지급 시한이 종료되면 한국에 내가 상주해야할 이유는 소멸한다.  2029년 이후의 계획을 자세히 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 향후 5년 전체적인 방향이 흐트러지지만 않으면 성공이고, 오히..

생존기 2024.10.04

반려동물과 자식은 같은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고,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일은 이제 일상화되었다. (나는 한 때 강아지와 고양이를 모두 기른 적이 있어서, 지금은 그들과 함께하고 있지 않음에도 얼마나 그들이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고 있다. 함께했던 우리 웅녀를 보냈을 때와 여자 친구와 함께 했던 고양이 두 녀석을 뒤로 하고 여자 친구와 헤어졌던 것도 아직 기억한다.) DINK를 선택하는 부부도 늘고 있고, 싱글이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경우에 이녀석들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왜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사람 자식과 반려동물이 같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반려동물이 소중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들과 사람의 아들 딸 자식이 같을 수는 없다. 그리고 그건 키우기 쉽다 어렵다의 문제..

짧은 글 2024.10.01

이혼남의 휴식과 내년 구상

하드웨어에서 시스템 소프트웨어로의 변경은 어떤 측면에서 보아도 큰 변화다. 짧게는 앞으로 3개월을 투자해서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를 수있는 것이 아니다. 훈련은 가능하고, 교육을 수료하겠지. 하지만 그걸론 부족하다. 그리고 이 변화로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것이 끝이 될 수가 없다. 그것이 중간 과정일 수는 있지만, 엔드 게임은 이제 걸음마를 뗀 사업체에 추진력이 되어야 한다. 교육에 충분한 시간을 투입하고 미치되, 여기에 취하면 안 된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40대 이후 커리어의 변경점을 잡을 때, 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 집중하되 취하지 않아야 하고, 기술의 디테일까지 습득하면서, 기술에 집착하면 안 된다. 한 번 직장이 바뀌는 것으로 안주할 수도 없다. 2년 뒤에 커리어의 변경점은 또 찾아오기 때..

짧은 글 2024.09.29

사원증은 어떻게 노예의 표식이 되는가

스마트폰에 내장된 사원증으로 출입 처리를 하고 들어선다. 오늘 아침은 7시 45분에 시작되었다.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시간이다. 법정 노동 시간이 이 시점부터 기록된다. 메신저에 알람이 들어와 있다. 지난 일요일부터 일을 했으니, 내일까지 일하면 주 7일 근무가 된다. 법적으로 금지된 것으로 실수로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 나는 내일 사업장에 출근할 수 없다. '사업장'이라고는 했지만, 나의 사업장이 아니라 당연히 내가 일하는 기업의 사업장이다. 일터, 캠퍼스, 사무실, 직장, 뭐라고 부르든 크게 상관없다. 직장과 직장인에 대한 여론은 크게 둘로 나뉜다: 직장인 자체를 노예로 보는 시각과, 직장인을 노예로 보는 시각이 지나치게 편협하고 성공팔이들에 취한 '어린' 생각이라는 시각. 글쎼 누가 옳은..

생존기 2024.09.27

명절증후군: 추석 연휴 이후 이혼 신청 증가

추석과 설날 연휴 이후에 이혼을 결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미 2017년 법률신문에서 통계를 확인하여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벌써 7년이 지났으니 이것도 결혼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수치가 유지될 것이다. 명절증후군의 일종으로 부부간, 가족간 갈등이 표출되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 사람 사는 것이 원래 그렇다. 핵심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그래도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기대하는 것이 있느냐, 아니면 기대할 것이 그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느냐에 달렸다. 내가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 비해서 이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중장기적인 기쁨이나 희망이 있는가에 판단의 심지가 있다. 나는 이혼했지만 아직 부부인 사람들이 모두 이혼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짧은 글 2024.09.22

사기꾼과 인간 세탁에서 배우는 명의와 소유권의 중요성

SPC란 Special Purpose Company라는 생각보다 단순한 단어의 조합이다. '특수목적회사' 라는 뜻이다. 비슷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SPV (Special Purpose Vehicle)나 SPE (Special Purpose Entity)라는 약자를 쓰기도 한다. 기본적으로는 주식회사에 해당한다. NASDAQ등에 우회 상장을 위한 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로 유사한 형태가 알려지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선릉역 근처 테헤란로 종이장사들이 비상장법인 주식으로 사기를 치는 것과 비슷한 구조로, 쉽게 말해 손해를 떠 안고 처리하는 폭탄처리법인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 지켜보고 있는 몇 건의 투자 사기 사건들이 있고, 내가 당사자..

생존기 2024.09.21

이혼남, 아이 없는 이혼은 조금 더 나은가.

얼핏 떠올려봐도 다수의 채널에서 진행하는 돌싱을 소재로한 컨텐츠로 미루어보아, 이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다면 괜찮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짐작하건대, 아직 아이가 없고 나이는 많지 않으니 지나간 결혼을 짧은 실수나 불행으로 생각하고 다시 관계를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가 없는 이혼은 조금 더 나은 것인지?이혼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데, 핵심은 나이나 외모 같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혼으로 삶의 한 고비를 버티어 냈는가가 문제다. 구체적으로 논해보면 이렇게 된다. 아이가 없고 상대적으로 결혼 기간도 짧았는데 이혼을 한 경우라면, 아직 본인의 가정을 꾸리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고, 그래서 결혼시장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아직 ..

생존기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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