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앞으로 가장 값어치가 드라마틱하게 떨어질 것들이 아닐까 한다.
건설현장에 30년을 죽을 때까지 굴러다닌 아버지와의 대화를 아직도 기억한다. “건축은 예술이 아니라 돈이다.” 나는 당시에도 놀라지 않았고, 얼마전 유현준 교수가 자신의 채널에서 건축가는 건축주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을 듣고도 끄덕끄덕했다.
돈은 의지이고 힘이다. 의지를 가진 자가 돈을 부려 실력과 기술과 테크닉을 가진 자, 재능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자를 부린다. 전문가는 어떤 일을 잘 하는 사람이지만, 뒤집어 놓으면 그거 말고는 잘하는게 없는 사람이다. 물론 전문성의 비대칭성은 사람마다 차이가 나겠지만.
내가 출근해서 부리는 잔재주를 가지고 유세를 떨 생각이 없다. 요새는 내가 아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30-90%의 일은 AI가 한다. 뱉어내는 코드가 한 주를 편안하게 하긴 하지만, 진짜는 그 질의응답의 행간에 있다. 개인적으로 나의 고용주가 나를 해고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안 하는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나도 일정 부분 대한민국의 노동법을 악용하고 있는 셈이다.
인간의 가치는 딱 세 가지에 있다. 하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주체인가, 둘, 나와 감정적으로 가까운가 혹은 통하는가. 셋, 현실에 임재하는 몸, 신체를 가지고 있는가. 그것 뿐이다. 지미 헨드릭스를 로봇과 AI로 완벽하게 재현한다고 지미 헨드릭스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링고 스타가 실력이 없다고, 드러머로서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라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가치가 있다.
이제 자본가에게 그래서 브랜드가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자기가 가진 자본만큼의 영향력울 늘 그렇게 행사하겠지만, 이제 그 소유권을 행사하는 사람이 굳이 실력 있는 자를 찾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실력 있고 나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더 쓰려고 할 것이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그냥 자기가 그렇게 되려고 할 것이다.
재능이나 기술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력의 기준과 평가 수준이 달라지고 높아졌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어떤 면에서 인간에게는 이제 철저히 자기 실력을 증강하거나, 아니면 철저히 실력 이상을 다른 인간에게 기대하는 것이다. 실력이 있는 사람 입장에서도 자기보다 자기주도권이나 자본집행력이 떨어지는 주인을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실력과 돈이 둘 다 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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