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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36

See you in the assembly area

'I'll see you in the assembly area.'......2024년이 그렇게 끝이 났다. 보통은 동지를 기준으로 한 해를 정리한다. 예전에는 31일에 석양을 보러 여행을 나가기도 했었다. 올해는 동지부터 시작된, 하루에 한 명 이상의 일대일 미팅 일정이 잡혀 연말을 연말 답게 보내지는 못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일하면서 중간에 일정이 잡힌 사람들을 만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1 on 1 미팅이었고, 만난 사람은 회사 안에서 밖에서, 거래선에서,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을 만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에 대답하는 일이다. 이들을 만나면서 내린 결론은, 단순히 '어떤 걸 하겠다.' 정도의 문제 정..

짧은 글 2025.01.01

겨울의 향

겨울에는 특별한 향이 있다. 겨울의 향은 차가운 얼음과 태워진 낙엽의 향이 뒤섞인 것 같은, 엄격하지만 지저분한거나 역하지 않은 어떤 냄새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봄과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봄을 좋아하지 않는다. 봄을 막을 수는 없다. 필요하기도 하다. 월동준비라는 표현에는 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겨울을 최대한 즐기려는 속내가 있다. 겨울의 향을 잘 음미하면, 그 속에 타들어가는 시간의 탄내가 난다.세상 사람들은 여러가지로 싸운다. 자유, 행복, 권리,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싸운다. 어느 한 쪽이 절대로 일방적으로 이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나의 싸움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적 자유이건 경제적 자유이건, 표면적으로 사람들은 자유를 원한다고 하지만, 생..

짧은 글 2024.12.18

반려동물과 자식은 같은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고,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일은 이제 일상화되었다. (나는 한 때 강아지와 고양이를 모두 기른 적이 있어서, 지금은 그들과 함께하고 있지 않음에도 얼마나 그들이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고 있다. 함께했던 우리 웅녀를 보냈을 때와 여자 친구와 함께 했던 고양이 두 녀석을 뒤로 하고 여자 친구와 헤어졌던 것도 아직 기억한다.) DINK를 선택하는 부부도 늘고 있고, 싱글이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경우에 이녀석들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왜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사람 자식과 반려동물이 같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반려동물이 소중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들과 사람의 아들 딸 자식이 같을 수는 없다. 그리고 그건 키우기 쉽다 어렵다의 문제..

짧은 글 2024.10.01

이혼남의 휴식과 내년 구상

하드웨어에서 시스템 소프트웨어로의 변경은 어떤 측면에서 보아도 큰 변화다. 짧게는 앞으로 3개월을 투자해서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를 수있는 것이 아니다. 훈련은 가능하고, 교육을 수료하겠지. 하지만 그걸론 부족하다. 그리고 이 변화로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것이 끝이 될 수가 없다. 그것이 중간 과정일 수는 있지만, 엔드 게임은 이제 걸음마를 뗀 사업체에 추진력이 되어야 한다. 교육에 충분한 시간을 투입하고 미치되, 여기에 취하면 안 된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40대 이후 커리어의 변경점을 잡을 때, 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 집중하되 취하지 않아야 하고, 기술의 디테일까지 습득하면서, 기술에 집착하면 안 된다. 한 번 직장이 바뀌는 것으로 안주할 수도 없다. 2년 뒤에 커리어의 변경점은 또 찾아오기 때..

짧은 글 2024.09.29

명절증후군: 추석 연휴 이후 이혼 신청 증가

추석과 설날 연휴 이후에 이혼을 결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미 2017년 법률신문에서 통계를 확인하여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벌써 7년이 지났으니 이것도 결혼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수치가 유지될 것이다. 명절증후군의 일종으로 부부간, 가족간 갈등이 표출되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 사람 사는 것이 원래 그렇다. 핵심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그래도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기대하는 것이 있느냐, 아니면 기대할 것이 그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느냐에 달렸다. 내가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 비해서 이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중장기적인 기쁨이나 희망이 있는가에 판단의 심지가 있다. 나는 이혼했지만 아직 부부인 사람들이 모두 이혼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짧은 글 2024.09.22

이혼은 내 문제다.

이혼의 귀책 사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혼의 법적 귀책 사유는 누군가에게 돌릴 수 있겠지만, 누군가 이혼이라는 사건을 만난다면 그 이혼의 근본적인 원인은 당사자에게 있다. 내 이혼은 내 문제다. 내가 문제라 이혼을 겪은 것이라는 것,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도 아닌 내가 그 여자를 골랐다. 몰랐다고, 설마 그런 인간일 것은 몰랐다고 말할 것인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모르는 것은 죄다. 누가 몰라도 된다고 했더냐. 그 놈 때문에 이혼했다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결혼을 앞두고 결정을 내릴 때 감정적인 결정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어떤 결핍이나 균형감각 부족으로 그 배우자를 고른다. 프로포즈를 누가 했느냐 따위를 입에 담지 마라. 그런 테크니컬한 얘기를 하는게 아니다. 이혼에 이르게 ..

짧은 글 2024.09.09

한계에 절망할 것인가, 받아들일 것인가.

세상은 살아볼 가치가 있다는 말에 갸우뚱한다. 세상이 누군가가 살기를 원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도 세상에 살 가치가 있다고 항변하기보다 그걸 증명하고자 한다.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도 인간의 한계가 있다는 말에 우리는 숨곤 한다. 인간이 실수 투성이의 죄 많은 동물이라고 해서 나의 실수가 정당화되거나 죄가 사하여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계는 늘 있다라는 말을 누구나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라고 희석하면 안 된다. 상대방의 한계가 있음을 알면서도 그걸로 비난하려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내 한계도 있기 때문이라고 쉽게 대답하면 안 된다. 남의 한계나 허물은 나의 일이 아니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맞다. 전자는 한계에 절망히거나 체념하는 것이고 후자는 한계를 받아들이는..

짧은 글 2024.03.22

부모의 한계 Mediocre at best

나이가 들수록 부모의 한계를 절실하게 느낀다. 그들의 시기를 살며 노력한 것을 안다. 그리고 그들이 그 이상을 했어야 마땅하다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그들의 한계를 아름답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게 내 스스로에 대한 평가의 기준을 만든다. 내 부모처럼 살고 싶은가? 아니 싫다. 내 아이들은 나처럼 살고 싶을까? 아니, 내가 그들이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 이게 나를 포함한 99%의 인간이 가치가 없는 이유이자, 사람이 절대로 꽃보다 아름답지 않고, 가난한 노인이 경멸받아 마땅한 이유이다.

짧은 글 20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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