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반려동물과 자식은 같은가

싱글맨 2024. 10. 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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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고,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일은 이제 일상화되었다. (나는 한 때 강아지와 고양이를 모두 기른 적이 있어서, 지금은 그들과 함께하고 있지 않음에도 얼마나 그들이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고 있다. 함께했던 우리 웅녀를 보냈을 때와 여자 친구와 함께 했던 고양이 두 녀석을 뒤로 하고 여자 친구와 헤어졌던 것도 아직 기억한다.) DINK를 선택하는 부부도 늘고 있고, 싱글이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경우에 이녀석들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왜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사람 자식과 반려동물이 같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반려동물이 소중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들과 사람의 아들 딸 자식이 같을 수는 없다. 그리고 그건 키우기 쉽다 어렵다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아무리 훌륭한 견생과 묘생 혹은 그 어떤 동물의 삶을 살더라도 그것이 인생일 수는 없다. 핵심 문제는 반려동물이 자식과 같은 법적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그렇다. 반려동물은 인생을 살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반려동물이 아무리 자식 같아도, 그들은 내 유산을 상속할 수 없다. 반려동물은 교육 받을 의무가 없고, 내가 제정신이 아닐 때 나 대신 의료 행위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 그들이 아무리 소중해도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지 않고, 인간이 행사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아버지를 닮은 아들과 딸은 아버지와 같은 혹은 유사한, 아니면 때에 따라서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고 그걸 집행할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그렇지 못하다. 최악의 경우, 자식 교육이 뜻한 바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부모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거나, 배신할 수도 있다. 자식을 기른다는 것은 어찌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보다 훨씬 더 리스크가 큰 일이다. 때문에 부모에게는 자식에 대한 책임감이 남다른 무게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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