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끼고 출근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던 시절에는 입을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 이전에는 집에서 제 시간에 나오는 것이 목적일 정도로 입는 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나 자신을 돌볼 여유 따위는 없었다. 대개의 경우 회색 반팔 티셔츠 몇 벌과 바지 두 개 정도를 돌려 입었고, 추우면 코트를 걸쳤다. 심지어 언제부턴가 티셔츠의 색상을 바꾸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 티셔츠의 색상을 통일도 했었다. (IT 업계 특성상, 스티브 잡스의 터틀넥 유령이 떠도는 직장의 분위기도 한몫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 이제 그 반팔 티셔츠의 목이 다 늘어났고, 바지는 거듭된 세탁에 쫄아들어 레귤러 핏이 스키니가 되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바뀌었고, 임원회의에 출석하는 일이 잦아졌다. 교육과 출장, 파견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