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아들에게

생활 속의 작은 실수들을 반성하며 (feat. 영화 '샷콜러')

싱글맨 2022. 10. 10. 21:14
반응형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

아빠는 항상 찾아가면 문 앞까지 달려나와 주는 너희들이 고맙기만 하다. 아빠는 너희들이 다녀가는 날이면 늦은 시간 헤어지기 전에 너희들을 꼭 안아주고 '아빠가 사랑한다.' 라는 말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집에 다시 돌아오면 할머니와 함께 너희들이 남긴 흔적과 먹은 음식, 놀이 습관, 너희들이 했던 말을 다시 얘기 한단다. 너희들의 행적이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일주일을 만든다. 

미처 챙겨가지 못한 빨간색 풍선과, 너희들과 함께 했던 게임들, 너희들이 가지고 놀던 너희들 할아버지의 사진을 다시 정리하면서 너희들을 생각한단다. 지난 주에 너희들이 아빠와 더 있다가 가려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멀미가 나는 것처럼 얘기했었다. 그리고 아빠 집에 갈 때는 다 빨간불이었으면 좋겠고, 아빠 집에 올 때는 파란불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아직도 아빠의 가슴에 남아 있다. 

영화 '샷콜러' 중에서

너희들을 생각하면서 무심코 영화를 보다가 이런 장면이 아빠의 마음을 움직였다. 영화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로 감옥에 있는 주인공의 아들이 아빠에게 보낸 그림을 보면서 울컥했단다. 아빠가 너희들이 그려 놓고 가는 그림들을 모아 한 묶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일이다. 

물론 영화 속의 주인공과 실제 너희들의 아빠는 차이가 있다. 아빠는 감옥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너희들과 떨어져 있다는 것은 똑같다. 아빠가 너희들 주변에 살긴 하지만, 지리적 거리를 얘기하려는 건 아니니까. 주인공은 아들에게 'Live for yourself, and protect your mother.'라고 얘기하지만, 아빠는 '너희들 자신을 위해 살아라. 절대로 자기주도권을 포기하지 말아라.' 라고 얘기한다. 영화 속 주인공과 아빠는 공통점이 더 크다. 자식과 떨어져 있는 아빠이고, 그런 자식을 지키려는 아빠이고, 너희들을 사랑하는 아빠라는 점.

또다른 공통점도 있다. 실수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그 실수 때문에 아들딸과 떨어져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실수를 너희에게 설명해야 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 주인공 아빠가 영화 속에서 그랬듯, 어쩔 수 없이 너희들과 거리를 둬야 하거나, 설명을 하지 않아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아빠가 살면서 실수를 하더라도 너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에 아빠도 너무나 공감한다: 'Nobody touches my family.'

사랑한다, 아빠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