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자전거 선물 (너희들에게 꼭 아빠가 사주고 싶었다 -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나의 아들과 딸에게,

아빠는 너희에게 꼭 자전거를 사주고 싶었다. 아빠도 너희 할아버지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고, 자전거를 관리하는 법을 배웠고, 자전거를 잃어버려 꾸중을 듣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다가 기억에 남는 사고가 난 것이 두가 아빠가 자전거를 끌고 나가면 꽤나 속앓이를 하셨을 법도 하다. 하지만, 아빠는 할아버지가 아빠에게 사준 그 소방차 색상의 삼천리 자전거를 아직도 기억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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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둘에게 각각 자전거 하나씩을 사주었다. 이건 아빠가 주는 어린이날 선물이다. 함께 손을 잡고 자전거 가게에 가서 각자의 자전거를 끌고 오는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었다.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는 주겠지만, 자전거를 어떻게 타는지는 너희들의 몫이다. 잘 타게 되고 더 큰 자전거로 업그레이드를 하고, 네 발 자전거에서 두 발 자전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위험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전거를 타게 해주는 것과 너희들 무릎에 바를 빨간약을 사두는 일 뿐이다. 

자전거라는 선물이 너희에게도 아빠에게도 좋은 이유는 세상 일을 너희들이 직접 익혀야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자전거만큼 '익힘'의 가치를 대변하는 것은 없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배워야 하고, 그렇게 몸으로 배운 것은 평생을 간다. 너희들은 실수의 가치도 배울 것이다. 아빠는 너희들을 넘어지지 않도록 매번 잡아줄 생각이 없다. 그건 너희들의 몫이다. 물론 너희들이 넘어지고 종아리가 무릎이 까져 피가 흐르면 아빠 가슴에서도 피가 나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예상대로 너희들은 신나게 자전거를 탔고, 오르막에서 잘 나가지 않는 자전거때문에 꽤나 용을 썼다. 예상대로 저녁 식사후에 너희들은 힘들었는지 잠들더구나. 

너희들을 만난 날은 공교롭게도 어버이날이었고, 아빠는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아빠는 날짜와 상관없이 너희들에게 항상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너희들의 선물이 너무 좋아서 아빠는 이 선물들을 꼭 기억할거야.

사랑 500

어버이날 편지

아빠가 너희들이 그린 그림을 모아두는 것처럼, 이 선물들도 기록될 것이다. 

너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아빠가 가장 많이 혜택을 입는 것은 너희들과의 대화와 놀이가 아빠 스스로를 반성해볼 기회를 갖게 한다는 점이다. 아빠는 너희들을 통해 다시 배운다. 잘못된 습관이 든 것이 있으면 바로잡을 기회가 생기고, 배우지 못한 것이나 새로운 것을 만나면 새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올해 너희가 준 선물때문에 아빠는 가슴이 따뜻해졌다. 너희들이 선물을 주었다고해서 고민과 힘든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아빠가 균형을 잡으면서 분별력을 유지하는데는 큰 도움이 된다. 너희들 덕분에 아빠는 정신줄을 놓지 않고 두려움을 직시할 수 있다.  

고맙다.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