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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63

이혼남은 직장인으로 남을 수 없다.

이혼남은 직장인으로 남을 수 없다. 직장인으로 남아 있으면 노후란 없다. 이혼남에게 이게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혼한 남자는 직장에서 나가지 말아야 할 이유와 반드시 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모두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계속 돈을 벌어야하므로 호기로운 퇴사란 있을 수 없지만, 한편으로 직장에 남아 있으면 끝이 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사원증은 노예의 표식이다. 이미 '이혼남, 돈이 전부다' 를 위시한 이 블로그의 일련의 글들이 이 문제를 다룬 적이 있다. (생존기 카테고리에서 이 글들을 찾을 수 있다.) 블로그의 타이틀이 이혼남 생존일기니까, 좀 디테일한 얘기를 해보자. 한 달 현금흐름이 얼마인지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양육비와 생활비가 가장 큰 비용의 두 축이다. 현금흐름이..

생존기 2022.04.21

결혼은 기한이 없는 부채다.

결혼은 기한이 없는 부채다. 정확히 얘기하면 결혼이라는 채무는 부부 둘 중 누구 하나가 죽어야 끝난다. (백년해로한다면) '결혼이 부채'라는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의외로 있다. 실제로 어떤 커뮤니티에서 이 이야기를 했다가 퐁퐁남 소리를 들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냥 웃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최대한 건조하게 결혼의 경제적인 의미에 대해서 경제학적 개념과 민법의 용어를 활용하여 기술해보겠다. 이 개념이 이해하기 어려운가? 결혼은 준비 과정부터 청산까지 끝끝내 돈이 나가는 과정이다. (이건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흔한 착각은 맞벌이 부부에 대한 경우에 많이 발생하는데, 버는 사람은 둘이 되었고, 결혼을 통한 합가를 통해 나가는 비용은 절감되었으니 돈이 벌린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는 흔히 결혼을..

생존기 2022.04.15

깻잎 논쟁, 새우 논쟁, 그리고 윌 스미스

불필요한 논쟁이나 사건이 많다. 애인말고 다른 사람에게 깻잎을 떼어주느냐 마느냐, 새우를 까주느냐 마느냐 같은 쓸데없는 논쟁말이다. 이런 건 단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애인이든 배우자이건 다 큰 성인의 먹을 것에 무조건 손대지 말라, 이게 내 답이다. 이건 남녀에도 구분이 없다. 이런 걸 가지고 사랑인지 아닌지를 따지고, 불륜인지 논하는 유치한 짓거리를 하지 않는 것이 성인이다. 오스카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Will Smith)가 크리스 락(Chris Rock)을 폭행한 것은 남의 일이다. 남의 일에 관여하지 말자. 크리스 락의 농담이 지나쳤는지, 그가 맞은 것에 대해서 형사 사건으로서의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법적인 피해자가 결정할 일이다. 제이다 핑켓 스미스 (Jada Pinkett Smith)를..

짧은 글 2022.03.29

결국 코로나 확진

아이들과의 면접을 결국 스킵하게 되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결국 코로나 확진자로 분류되었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아이들도 결국 코로나의 전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빠와 엄마 양쪽 집 모두 확진자 발생으로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결국 일주일간 격리되었다. 사식을 넣어주듯이 들어온 배달 음식과 밀키트로 식사를 해결하게 되었다. 다행히 증상은 없거나 아주 경미했다. 지금은 격리가 이미 해제되었다. 평소에도 책을 보거나 드라마 영화를 볼 일이 아주 가끔 있으면, 아이들을 연상하게 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눈물을 삼키게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일은 더 잦아졌다. 초반 이틀 정도는 아이들 생각을 하면서 영상통화를 하게 되는 일이 잦았..

생존기 2022.03.29

[롤모델] 마스터 키튼 리뷰, 아빠와 딸 (feat. 스토이시즘)

'마스터 키튼'은 남자의 이혼 이후 롤모델을 제시한다. 이전에도 매우 아끼던 작품이지만, 나는 이혼 이후에 이 작품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였다. 작중 키튼은 이혼을 했고, 딸을 슬하에 두고 있다. 이혼한 아빠와 딸이 어떻게 건강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가. 이 작품은 이 질문에 일종의 해답을 제시한다. 마스터 키튼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화로 탄생한 이미 30년전에 일본에서는 완결된 작품이다. 한국에서 12권으로 편집되어 완결된 것도 2013년으로 벌써 거의 10년을 채웠다. 2016년 마스터 키튼 Re-master로 추가 단행본이 출시되었다. 일본-영국 혼혈의 고고학자인 주인공 키튼은 학계에서는 좌절을 맛보는 현직 보험조사원이이자 SAS 출신 군 경력을 갖고 있는 탐정이다. 딸 유리코는 12권 기준으로 여..

생존기 2022.03.09

서울 지도 + 모두의 마블 조합의 파워

이 정도로 아들 녀석이 빠져들 줄은 몰랐다. 녀석 덕분에 딸 아이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모두의 마블 게임을 재미있어하고, 심지어 엄마와도 부루마블을 했나보다. 게다가 모노폴리를 보여줬더니 그것도 관심을 보인다.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고 있는데, 지켜보면서 정말 탄성이 나왔던 것은 이 장면을 보았을 때 였다. 아들 녀석은 아직 서울에 대해서는 모른다. 자기가 서울에 살고 있다는 것 정도만 내가 이야기해주었을 뿐이다. 부동산에 대한 개념이나 투자에 대한 것도 당연히 모른다. 아직 여섯짤이다. 다만, 지도에 대해서 가르쳐서 훨씬 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서울시 지도를 큰 것으로 사놓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모노폴리의 집과 호텔을 이용해서 제가 놓고 싶은 곳에 집..

생존기 2022.03.07

신비아파트의 심오한 정신세계

아들이 로봇을 활용한 방위사업에 전념하던 시절이 한풀 꺾이니, 이제 우리 딸의 심오한 미스터리 정신세계에 대해 탐구하게 되었다. 투니버스에서 제작한 '신비아파트'라는 애니메이션 작품이 딸의 마음에 들었나보다. 공룡과 로봇을 거쳐, 이제는 귀신의 세계까지 넘나드는 스펙터클한 아이들의 정신세계로 들어가보자. 아이들의 애니메이션 세계는 절대 함부로 깍아내리거나 폄하할 것이 못된다. 그건 그 짧은 시절 아이들의 정신세계이자 세계관이다. 부모 입장에서야 '아빤 (엄만) 공룡이 싫어...', 혹은 '귀신 좀 그만 찾아라.' 같은 핀잔을 주게 되기 쉽지만, 부모로서 이런 아이들의 세계를 평가절하하는 순간, 아이들은 부모를 평가절하한다.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감히 부모 따위가 함부로 말한단 말인가. 딸 아이는 ..

생존기 2022.03.06

얘들아 지도랑 친해져볼까

아이들에게 큰 지도를 보여주었다. 서울특별시 전도로 광명시와 일산, 성남시 일부까지 포함하는 큰 지도를 서점에서 사다가 아이들이 오는 날 거실 바닥에 펼쳐놓았다. 지도는 크기와 축척에 따라 각각 용도가 다른데, 이 지도를 산 것은 내가 사용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이제 곧 초등학교를 들어갈 녀석들에게 내가 어디에 사는지를 공간적으로 찾아볼 수 있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지도는 항상 새로운 것으로 사용하고, 시간이 지나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지도도 함께 변해갈 것이다. 조만간 서울 지도뿐만 아니라, 전국지도와 지구본, 구글어스도 보여줄 텐데,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딸 아이보다는 아들 녀석이 더 관심을 보였다. (사실 이제 입학을 앞 둔..

생존기 2022.03.05

세상에는 전쟁이라는 것이 있다.

나의 딸과 아들에게,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쓴다. 아빠가 글을 쓰는 시간은 2022년 2월 18일 00시 53분 (한국 시간)이다. 너희들이 언제쯤 이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2월 18일 이후 곧 전쟁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아빠의 이 예상이 틀려서 빗나가길 바란다. 세상에는 '전쟁' 이라는 것이 있다. 이번에 벌어지는 전쟁은 너희들과 아빠가 살고 있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우크라이나라는 지구 반대편까지 절반보다 조금 더 가서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전쟁은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일이고, 한 명이나 두 명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싸우는 일이다. 문제는 이 전쟁이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앞으로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딸과 아들에게 2022.02.18

이혼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혼한 이에게는 관심이 없다. 이혼한 남성에게는 (더더더) 더욱 관심이 없다.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당과 정당의 후보들, 즉 정치인들도 당연히 관심이 없다. 만약 그들이 관심이 있는 것 같은 말을 한다면, 그건 그냥 그런 척하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건 그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대한민국의 결혼연령과 출생율을 고려할 때 이혼한 사람들을 챙길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0.6명대로 진입한 출생율을 감안했을 때, 진짜 나라를 생각한다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출생율을 복구하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한다. 나중에 별도의 글에서 따져볼 생각이지만, 결혼과 출산에 필요한 견적서를 뽑아보면 답은 정해져 있다. 결혼해서 애 낳게 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생존기 202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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