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276

그들이 말해주지 않는 것: 직장인인가 노예인가

공리1: '길을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말을 누가 처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말은 중요한 진실을 감추고 있다: 길을 빨리 갈 수 있어야 길을 함께 갈 만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길을 함께 갈만한 사람들은 혼자서 빨리 못 가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빨리갈 수 있는 자에게만 누군가와 함께 갈 자격이 있다. 정리1: 사장과 오너는 다르다. 어지간한 상장사의 사장들은 일부 역전의 용사들도 있지만, 정작 회사를 경영하는 것 같아도 실제로 그 사장들과 임원들이 리스크 테이킹을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어쩌면 그들 스스로도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정리1의 따름정리1: 모든 것을 바꿔주겠다고 말하는 월급쟁이 사장..

짧은 글 2022.01.29

맏이에게 아빠가

사랑하는 딸에게, 아빠가 어제는 네 동생이 계속 게임을 하고 싶어해서 놀아주다보니 우리 딸과 많은 얘기를 못한 것 같아 걱정이 된다. 네가 아빠한테 얘기하고 싶을 때마다 동생이 계속 끼어들고, 아빠가 보드게임판을 너무 많이 보고 있어서 아쉬웠는지 모르겠다. 아빠는 네 발랄한 모습이 너무 좋다. 분명히 너는 끼가 있고,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지. 사랑하는 공주님, 친구에게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주고, 신기한 물건과 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빠는 우리 딸에게 무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요. 아빠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만 항상 네게 아빠의 관심은 부족하게 생각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누나로서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항상 우리 딸이 안쓰럽다. 벌써부터 동..

딸과 아들에게 2022.01.23

아들에게 배운다: 투자는 실행력이다. (feat. 모두의 마블)

보드게임 세트를 들여놓은 이후로 아들은 늘 '모두의 마블'을 탐냈었다. 이전 글 중에 아이들에게 소고기를 한 번 먹이는 것보다 보드게임류가 교육적으로 훨씬 의미가 있다고 쓴 적이 있다. 우연한 기회로 손에 넣은 30만원 상당의 게임은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스플렌더 같은 다른 게임은 아직 규칙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냥 예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수준이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의 마블은 좀 달랐다. 규칙 없이 플레이를 하도록 내버려둘 수도 있지만, 별 이유 없이 그냥 한 번 규칙을 가르쳐봤다. 지금까지 규칙을 대충 알려주고 두 번 아들 녀석과 일대일로 게임을 했지만, 단 한번도 이 미운 다섯 살을 이기지 못했다. 이 녀석은 아직 주사위 숫자가 큰게 나오면 나를 쳐다본다...

생존기 2022.01.22

연말정산 단상 (feat. 2022년 대선)

2022년 연말정산을 하면서 모의 결과를 확인해본 결과, 징수해야할 세액은 0원이다. 뜻: 13월의 월급을 받는 것도 없고 토해내는 것도 없다. 나름대로는 잘 살고 있다는 뜻이다. 허덕이는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가끔 12월이나 5월에 자금이 타이트해지는 경우가 있지만, 크게 무리가 되는 경우는 없었다. 기부금 30만원 정도를 제외하면, 주택차입금에서 혜택을 받는 것도 없고, 청약통장 입급액에 대한 공제자격도 없다. 이혼 이후에는 양육권이 없기 때문에 기본공제에서 오는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소비부문에서 돌려받을 돈이 없다는 것은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여전히 유류비와 커피값 지출이 상당히 되는 편이지만, 도서공연비가 일부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된다. 토해내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

생존기 2022.01.22

소고기보다 보드게임이 아이들에게 더 좋다.

(물론 소고기가 있으면 먹이겠지만) 격려 차원에서 받을 선물이 있었고, 선물을 고르라는 메세지를 본 것은 이미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다 소고기 수량을 소진시킨 이후였다. 아직 갈비와 케익/베이커리류가 남아 있긴 했지만, 이 선물 어차피 단순히 소모하고 끝나는 것보다는 오랫동안 쓸모가 있는 것을 고르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인기게임 세트를 골랐다. 상당한 금액의 게임이라 7종이 넘는 게임이 있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게임세트를 골랐고, 그 만족감이 높다. 애초에 규칙은 상관이 없다. 다빈치코드의 규칙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아이들에게 규칙을 설명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냥 가지고 놀기만 하면된다. 다빈치코드 블럭들을 비석치기 하듯이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우리 아이들 너무 귀엽다. 일..

생존기 2022.01.12

딸과 아들, 생일 선물에 실망했니?

우리 딸, 우리 아들, 누나 생일에 맞추어 아빠가 너희들을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날짜를 바꾸어 생일 축하를 했어요. 이제 학교를 가기 때문에 아빠는 너희들에게 책가방을 샀단다. 당연히 한 사람 생일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이 선물을 못 받으면 실망할까봐 둘 다 선물을 샀지요. 드레스를 입은 우리 딸을 위해서는 아빠가 민트색 빤짝이가 들어간 예쁜 가방을, 우리 아들도 똑같진 않지만, 멋진 가방을 준비했어요. 하지만 너희들은 선물이 처음에 썩 마음에 들지는 않은 것 같다. 가방이 선물이라는 걸 알았을 때, 너희들이 실망했다는 걸 아빠는 알았단다. 가방은 엄마도 이미 주었을꺼야. 이건 아빠가 선물을 사기 전에도 알고 있었던거다. 하지만, 너희들이 가방을 하나만 쓰라는 법은 없고, 예상컨대 엄마가 좀 얌전한 디자..

딸과 아들에게 2022.01.09

당신은 이미 감청당하고 있다: 이혼 전 개인정보보호 기본사항 5가지

이혼의 가능성을 1%라도 감지했다면, 십중팔구 당신은 이미 감청당하고 있다. 기본 중의 기본은 휴대전화 비밀번호나 화면잠금 패턴이다. 결혼한 커플의 선택은 딱 두 가지 밖에 없다. 전화기를 구석구석 볼 수 있게 완전히 투명히 공개하든지, 아니면 비밀번호에 대해서 묻지도 말고 화면잠금 패턴을 알려고도 하지 않고 죽는 순간까지 상대방을 신뢰하는 것이다. 안다, 둘 다 모두 쉽지 않고,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는 것보다 이혼으로 갈라설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점심시간에 포탈사이트에서 뉴스를 보고 있는데, 외부 로그인 알림이 뜨고 최근에 방문하지 않은 카페가 최근 방문 카페로 실시간으로 바뀌는 신세계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관리하지 않고 오랫동안 로그인해둔 구글 계정의 타임라인이 내가 바꾸지 않았는데 활성화..

생존기 2022.01.07

부부 공동명의 통장보다 중요한 것

한국에서 부부 공동명의의 통장은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2012, 2013년 경에 생겼다. 이 시기를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이 즈음이 결혼 전후로 공동명의의 통장을 알아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그 당시에는 만들지 않았다. 당시 한국에서의 공동명의 통장은 인출을 하려면 양자간의 동의가 필요한 계좌가 기본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너무 불편했다. 실질적으로 한 사람이 관리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 특징은 미국에서의 부부 공동명의 계좌 (Couples' Joint Bank Account)와는 다르다. 부부가 서로의 허락이 없이 수표를 쓰는 것, 즉 당좌수표의 발행(Joint Checking Account)이 가능하다. 이런 차이는 미국과 한국에서 부부의 법적 지위를 다르게 다루기 때문인데, 쉽게 말해..

생존기 2022.01.05

삶은 여정이 아니라 과정이다: 신년 계획 세우는 법

업무상 보게 되는 소셜미디어에서 가끔 본다. '인생은 여정이다. (Life is a journey)' 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가로이 여정을 즐길만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삶은 여정 따위가 아니다. 삶은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다. 두 표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 글은 계획을 세우는 법에 대한 글이다. 두 표현의 차이는 목적과 목표의 여부에 있다. 삶이 과정인 내게는 목표를 기준으로 가치판단을 하기 때문에 '삶이 여정' 이라는 말은 아주 여유롭고 한가하게 들린다. '여정' 이라는 말이 이것저것 잠깐 해본다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낀다. 분명히 심정지 이전의 나도 그랬다. 때때로 원하는 것을 '해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여유가 있었다. 과정에는 목적이 있고, 여정에는 여유가 ..

생존기 2021.12.31

2021년 마지막 날, 아빠가 보내는 편지

우리 딸, 우리 아들, 아빠는 한 해를 정리하기 위해서 좀 외딴 곳에 나와 있단다. 여기는 아무도 없고 아빠 혼자 있다.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만든다. 이제 너희들도 곧 한 살씩 더 먹게 될 거고, 아직 어리지만 나중에 너희들도 혼자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될 거다. 하루씩 살아나가면서 우리는 외부 세계에 항상 대응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주변의 모든 것들을 살피기 위해서 나의 에너지를 쓰다보면 정작 왜 그걸 하고 있는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잊을 떄가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은 그렇게 나의 목소리를 다시 귀기울여 들어보는 시간이다. 아빠가 겨울바다를 보면서 특별한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안에 있는 것을 들여다볼 뿐이다. 물론..

딸과 아들에게 2021.12.3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