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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상대자와 합리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려라. (feat. 변호사의 필요성)

이혼을 경험하면서, '그래도 같이 살아온 세월이 있고, 아이들도 있는데 얘기를 해보면 이런 건 합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실정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을 위한 일이니 대화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에 불과하다. 설령 아주 작은 문제라도. 그런 일이 가능했다면 애초에 이혼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일이 다 끝나고 나면 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했네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혼을 준비하는데 그런 나이브한 생각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신이 이혼을 해야하는 상황까지 온 이유는 결혼이 법적인 계약이라는 것을 무시하고 결혼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결혼과 이혼은 법적인 계약과 절차이고 가정법과 민사, 형사, 민사소송, 형사소송법의 관할권 ..

생존기 2021.08.18

이혼에 무조건 나의 잘못이 있다.

이혼 얘기가 흘러나오고 별거를 하고 있거나 이혼상대자와 대치 국면에 있다면, 본격적인 이혼 절차를 밟기 전에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다. "인정하는 것" 상대방의 외도로, 경제적인 문제때문에, 다른 사람을 배우자로 들이고 싶어서. 이혼을 할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수 많은 이혼 사유를 '성격차이' 라는 법적인 용어 하나로 퉁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일단 인정해야 한다. 이혼에는 본인의 잘못도 있다는 것을, 자신이 기여한 바가 최소한 아주 적게나마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이혼상대자가 외도를 했어도 '나의 탓이구나.' 하고 자존감 낮은 상태로 이혼 절차에 들어가라는 얘기가 아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을 하는데도 '내가 돈을 좀 더 벌었더라면...' 하는 ..

생존기 2021.08.18

아이들과 짧기만한 영상 통화

딸, 아들. 전염병 때문에 너희들을 못본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네. 오늘은 우리 딸이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었어. 괴물이 ‘왁’하고 나타났지. 우리 아들은 입 근처가 발그랗게 부어 있어서 아빠가 걱정되었어. 입고 있는 옷이 가려운지 목 뒤에도 자꾸 손이 가는 것 같아서 아빠가 걱정이 되요. 그리고 눈을 비비는 걸 보니 많이 졸렸나봐. 지난 주에 전화했을 때는 우리 딸이 ‘마스크 쓰고 아빠 집에 가면 안되요?’ 라고 해서 안쓰러우면서도 기특했어. 그런데 오늘은 우리 딸과 아들 둘 다 아빠 안녕도 안 하고 아빠 보고 싶어요도 안 해서 아빠가 좀 서운했어. 아들 딸 둘 다 너무 오래 못 보게 되다보니, 이제 아빠가 혹시 보고 싶지 않은 건 아닌가 싶어서 아빠는 덜컥 걱정이 되요. 처음에는 아빠가 해외출장에 다녀..

딸과 아들에게 2021.08.17

살아남아야 삶이 있다.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는 13년 전, 아빠가 입대한 날이다. 모든 걸 약속해줄 것 같았던 대학생의 이미지가 텅 빈 허상이란 걸 알게 되고 나서 미련 없이 전투화를 신었다. 여전히 아빠는 불완전하고 미숙한 인간이지만, 그나마 아슬아슬하게 앞가림을 하고 생활해 나갈 수 있는 것도 그 날 덕분이다. (군대가 사람을 만들었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아니라, 그저 눈 앞의 현실로 돌아왔기 때문이란다.) 오늘 만나고 온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지 3년 째, 영문을 모르고 했겠지만 산소에 가서 인사하던 네 모습에 잠시나마 마음이 편안했단다. 당신께서도 역시 불완전하고 미숙한 인간이었지만, 역시 아슬아슬하게 전쟁으로 시작한 생을 살아내셨다. 당장 네가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엔 알게 되겠지. 아빠는 할아버지께 ..

딸과 아들에게 2021.08.17

이혼은 현실

이유가 무엇이든 이혼은 당신을 찾아왔습니다. 당신의 잘못인지, 전 배우자의 잘못인지 그런 것들은 법정에서만 중요합니다. 상황과 이유는 다양하고, 모든 사람이 할 말이 있어요. 누구의 탓인지, 어떤 상황이 여기까지 이끌고 왔는지 그런 것들은 잠시 접어두도록 합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인생 설정을 새롭게 하고 당장 지속 가능한 생활을 만드는 것입니다. 힘들었다고 지쳤다고 위안받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은 먼저 살아남아야 하지 않을까요. 위험한 곳에서 벗어나서 쉬는 것이 좋겠습니다. 결혼이 위기였고, 이혼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불안해졌을 때 이혼을 결심했으니까. 이..

생존기 20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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