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이혼이 늘어나는 것보다 결혼생활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싱글맨 2023. 1. 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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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통계가 대충 3월쯤 매년 발표되는 것 같다. 인구동향은 분기별로 정리되지만, 이혼율이 포함된 1년 통계는 설정 기간이 지나 이른 봄에 발표되는 구조다. 이혼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특히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이혼은 증가한다. 2023년도 예외가 아니다. 소위 유치한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3년 경제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아직 통계가 나오기 전이지만, 이혼율 자체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평균이혼연령은 조금씩 계속 올라갈 것이다. 이혼건수가 설령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그건 결혼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지, 이혼율 자체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기는 어렵다. 결국 이혼할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이혼을 하기 때문이다. 평균이혼연령이 올가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어차피 젋은 세대는 결혼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이미 결혼한 사람들의 이혼이 계속될 뿐이다. 하지만, 이런 이혼 통계는 별 의미는 사실 없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볼 필요가 없다.

이혼이 늘어나거나 이혼율이 올라가고 내리는 것보다 사실 중요한 것은 결혼 생활의 질이다. 긴축의 시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결혼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정은 생산은 적고 소비는 많은 준소비조직이다. 긴축을 한다고 해결되는 가정 경제 문제는 많지 않다. 결혼은 가정 경제를 전제한 두 사람의 결합이기 때문에 적당한 경기팽창이 계속되면 잘 유지되고, 긴축의 시기가 오면 잘 유지되지 않는다. 서로를 위해 쓰는 돈을 줄이겠다는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부부의 숫자는 정해져있다. 처음부터 그게 극복이 되고 안 되는 커플은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반복 싸이클을 계속 살아나갈수록 서로의 무게가 극복이 안 되는 커플은 늘어나게 마련이다. 반대로 경제가 좋아져도 결혼을 선택하는 커플의 수는 줄어들었다.

이제 사람들은 결혼이 있는 자들의 문화이고, 경제적으로 부채에 불과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다.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나와 전통적인 의미의 가정을 꾸리는 일이 아무런 상관이 없고, 심지어 원하는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결혼한 사람들의 생활의 지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를 탈출하기가 너무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개인의 입장에서 이런 질이 떨어지는 결혼 생활이 지속되는 것은 고통이고,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경제효과를 지닌다. 이혼율 통계는 여기서 함정에 빠진다. 결혼 생활의 질이 떨어지면 이혼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사건과 자살의 건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은 결혼 생활에서 그 원인을 찾아 진단되지 않는다. 어차피 이런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극복하는 것도 끔같은 얘기다.

정부와 정치인들은 어떤 식으로든 돈으로 결혼 제도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결혼은 출생율의 대전제이고, 출생율을 유지함으로써 유지되는 인구는 정부의 세수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자녀 있는 이혼 세대를 지원하는 이유는 그 사람들이 예뻐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미래의 세수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내 세금을 의미 없는 일에 낭비하고 있다. 어느 정치인도 이걸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정치인이어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암울한 얘기만 했는가. 이혼의 현실은 현실이다. 그리고 내 예상은 그저 개인의 의견일 뿐이다. 반드시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팩트는 이 어느 무엇도 누군가의 결혼 생활을 구원하거나 이혼을 피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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