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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남의 휴식과 내년 구상

하드웨어에서 시스템 소프트웨어로의 변경은 어떤 측면에서 보아도 큰 변화다. 짧게는 앞으로 3개월을 투자해서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를 수있는 것이 아니다. 훈련은 가능하고, 교육을 수료하겠지. 하지만 그걸론 부족하다. 그리고 이 변화로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것이 끝이 될 수가 없다. 그것이 중간 과정일 수는 있지만, 엔드 게임은 이제 걸음마를 뗀 사업체에 추진력이 되어야 한다. 교육에 충분한 시간을 투입하고 미치되, 여기에 취하면 안 된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40대 이후 커리어의 변경점을 잡을 때, 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 집중하되 취하지 않아야 하고, 기술의 디테일까지 습득하면서, 기술에 집착하면 안 된다. 한 번 직장이 바뀌는 것으로 안주할 수도 없다. 2년 뒤에 커리어의 변경점은 또 찾아오기 때..

짧은 글 2024.09.29

사원증은 어떻게 노예의 표식이 되는가

스마트폰에 내장된 사원증으로 출입 처리를 하고 들어선다. 오늘 아침은 7시 45분에 시작되었다.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시간이다. 법정 노동 시간이 이 시점부터 기록된다. 메신저에 알람이 들어와 있다. 지난 일요일부터 일을 했으니, 내일까지 일하면 주 7일 근무가 된다. 법적으로 금지된 것으로 실수로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 나는 내일 사업장에 출근할 수 없다. '사업장'이라고는 했지만, 나의 사업장이 아니라 당연히 내가 일하는 기업의 사업장이다. 일터, 캠퍼스, 사무실, 직장, 뭐라고 부르든 크게 상관없다. 직장과 직장인에 대한 여론은 크게 둘로 나뉜다: 직장인 자체를 노예로 보는 시각과, 직장인을 노예로 보는 시각이 지나치게 편협하고 성공팔이들에 취한 '어린' 생각이라는 시각. 글쎼 누가 옳은..

생존기 2024.09.27

명절증후군: 추석 연휴 이후 이혼 신청 증가

추석과 설날 연휴 이후에 이혼을 결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미 2017년 법률신문에서 통계를 확인하여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벌써 7년이 지났으니 이것도 결혼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수치가 유지될 것이다. 명절증후군의 일종으로 부부간, 가족간 갈등이 표출되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 사람 사는 것이 원래 그렇다. 핵심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그래도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기대하는 것이 있느냐, 아니면 기대할 것이 그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느냐에 달렸다. 내가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 비해서 이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중장기적인 기쁨이나 희망이 있는가에 판단의 심지가 있다. 나는 이혼했지만 아직 부부인 사람들이 모두 이혼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짧은 글 2024.09.22

사기꾼과 인간 세탁에서 배우는 명의와 소유권의 중요성

SPC란 Special Purpose Company라는 생각보다 단순한 단어의 조합이다. '특수목적회사' 라는 뜻이다. 비슷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SPV (Special Purpose Vehicle)나 SPE (Special Purpose Entity)라는 약자를 쓰기도 한다. 기본적으로는 주식회사에 해당한다. NASDAQ등에 우회 상장을 위한 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로 유사한 형태가 알려지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선릉역 근처 테헤란로 종이장사들이 비상장법인 주식으로 사기를 치는 것과 비슷한 구조로, 쉽게 말해 손해를 떠 안고 처리하는 폭탄처리법인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 지켜보고 있는 몇 건의 투자 사기 사건들이 있고, 내가 당사자..

생존기 2024.09.21

이혼남, 아이 없는 이혼은 조금 더 나은가.

얼핏 떠올려봐도 다수의 채널에서 진행하는 돌싱을 소재로한 컨텐츠로 미루어보아, 이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다면 괜찮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짐작하건대, 아직 아이가 없고 나이는 많지 않으니 지나간 결혼을 짧은 실수나 불행으로 생각하고 다시 관계를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가 없는 이혼은 조금 더 나은 것인지?이혼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데, 핵심은 나이나 외모 같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혼으로 삶의 한 고비를 버티어 냈는가가 문제다. 구체적으로 논해보면 이렇게 된다. 아이가 없고 상대적으로 결혼 기간도 짧았는데 이혼을 한 경우라면, 아직 본인의 가정을 꾸리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고, 그래서 결혼시장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아직 ..

생존기 2024.09.11

이혼은 내 문제다.

이혼의 귀책 사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혼의 법적 귀책 사유는 누군가에게 돌릴 수 있겠지만, 누군가 이혼이라는 사건을 만난다면 그 이혼의 근본적인 원인은 당사자에게 있다. 내 이혼은 내 문제다. 내가 문제라 이혼을 겪은 것이라는 것,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도 아닌 내가 그 여자를 골랐다. 몰랐다고, 설마 그런 인간일 것은 몰랐다고 말할 것인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모르는 것은 죄다. 누가 몰라도 된다고 했더냐. 그 놈 때문에 이혼했다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결혼을 앞두고 결정을 내릴 때 감정적인 결정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어떤 결핍이나 균형감각 부족으로 그 배우자를 고른다. 프로포즈를 누가 했느냐 따위를 입에 담지 마라. 그런 테크니컬한 얘기를 하는게 아니다. 이혼에 이르게 ..

짧은 글 2024.09.09

남자, 언제 이혼할 것인가.

언제 이혼할 것인가. 생각보다 간단한 기준이 있다. 언제 이혼할 것인지 생각해보려면 결혼을 왜 하는지 생각한다. 결혼은 공동출자의 (사실은 아주 좋지 않은) 한 종류이다. 결혼은 절대로 사랑같은 것으로 하는게 아니고, 투자의 일종에 가깝다. 보통 사업을 할 때 하지 말라고 하는 동업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동업은 돈이 섞이고 동시에 무한 책임을 지게 되지만, 결혼은 돈이 섞이고 몸이 섞이며 가족까지 섞이며 동시에 무한 책임을 지게 되므로 더 좋지 않은 형태의 결합이다. 결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2세를 만나기 위해 그 리스크를 감수하고 결행하는 행위다. 왜 자식을 낳으려고 하는가에 답이 있다. 가족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에 결혼을 서두르는 경우도 예전에..

생존기 2024.09.07

이혼남의 독서 - 세상의 냄새를 다시 맡다.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 아주 짧은 소련사, 이상한 러시아, 돌궐 제국 유목사, 세상 친절한 이슬람 역사, 러시아어와 아랍어 교재를 읽어 왔다. 거기에 허영만 작가의 조금은 오래전에 나온 대표작들보다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두 권으로 된 작품과, 한 사람의 자서전을 읽었다. 이게 대략 4월부터 내가 읽어 온 책이다. 여기에 Github Essential이나 Julia, Langchain 같은 기술 서적을 포함하면 대개 두 해에 읽는 책보다 많은 책을 읽은 셈이다. 평소에도 내 독서량이 적은 편은 아닌데, 유난히 올해에는 더 많이 읽었고, 그 선택에 의미가 있어서 기록해둔다. 2024년은 조금은 이상한 해다. 겉으로 보기에 특별히 변한게 없는 것 같지만, 모든 것이 변한 해다. 2019년이 나의 이혼과 함께 ..

생존기 2024.09.06

이혼남이 성공팔이와 사기꾼을 거르는 방법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해로운 것인가. 성공팔이냐, 아니면 사기꾼이냐. 고르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객관식 문제이지만, 생각할 거리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이혼과 함께 2019년부터 시작된 이런저런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미친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해악을 평가할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성공팔이'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자가격리와 함께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투자의 붐은 여러 사람에게 돈을 벌어주었고, 동시에 여럿 망가뜨렸다. 모든 자산 클래스에 걸쳐 인플루언서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유사투자자문의 바람이 불었다. 나름 exit을 성공적으로 한 채널도 있고, 분쟁에 휩싸인 곳도 있다. 경제 유튜브가 돈이 안 된다고 하지만, 글쎄 번 사람은 벌었다. ..

생존기 2024.08.03

이혼남이 러시아어를 배우는 이유 (왜 적성국, 분쟁 지역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가.)

외국어로서 영어의 필요성을 굳이 강조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모든 매체를 장악하고 있는 영어를 배우고 싶지 않다는 것은 혼자 석기시대에서 살겠다는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말과 글을 통한 기본적인 영어 의사소통은 한국어와 함께 그냥 기본이다. 영어를 좀 할 줄 안다는 것이 특별한 기술이 있다고 보는 시대는 진작에 끝장이 났다. 한국어와 영어를 오가면서 말과 글을 대학 수준 이상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이제 문해력의 문제가 되었다. 외국어 습득에 관한 몇 가지 오해들을 바로 잡는 것이 필요하다. 생성형 AI와 구글 동시 통역 같은 기술이 있으니 이제 더 이상 외국어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믿고 살아라. 별로 설득할만한 가치를 못 느낀다. 영어 억양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려진 오해이다..

생존기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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