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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남 45

이혼남 부동산 투자, 집은 사는 것 (Live) 이 아니라 사는 것 (Buy) 이다.

한 번 실제로 죽었다가 살아난 이혼남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대 장점은 나를 돌보되 생활의 조건을 돌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좋은 집에서 그럴 듯한 인테리어를 해놓고 살지 않아도 상관 없다는 뜻이다. 물론 좋은 집에 살면 좋지만, 싸게 사는 것이 당장 더 중요하다. 실제로 10평 지하 사무실에서 생활해도 샤워실이 없다는 걸 빼면 별다른 불만이 없다. 물론 아이들은 아빠 집에 올 때마다, 엘리베이터가 없고 허물어져 가는 좁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게 불편하다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면 금방이다. 두 녀석 모두 빌린 집과 산 집의 차이를 알고 있다. 1주택에 월세 세입자를 받고, 내가 1주택으로 나오고 나서 그나마 싸게 내는 월세마저 아깝게 느껴지는게 현실이다. 지금보다 월세를 더 적게 내거나, 대출금 ..

생존기 2023.07.23

전환기의 이혼남

일을 많이 벌려 놓았다. 몸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예전보다 오래걸리고, 정신적인 여유가 없으면 시간이 있어도 생산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그냥 쉬게 된다. 예전부터 그랬다. 학생일 때부터도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쉽게 지쳐 미리 포기하곤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체적인 틀을 못잡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지금 어떤 일을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빠르게 전환시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초 이사 직후부터 갑작스럽게 루틴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교육과 컨설팅을 시작하기도 했고, 이동수단의 변화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사실 이건 예전에 출장이 잦았던 때에도 많이 벌어졌던 일이다. 정신적인 여유가 있으려면, 역할의 갯수를 줄이고, 규칙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A라는 일을 ..

생존기 2023.07.15

나도 이와 같은가

글을 쓰려고 앉으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남았던 일회용컵을 정리하려고 했다. 얼음이 녹아 컵에 물이 고여 있어서 여느 때처럼 물을 버리고 재활용 쓰레기로 처리할 심산이었다. 물을 따라 버리려고 뚜껑을 열었을 때 의외의 물체를 발견했다. 사무실에 가끔 파리가 들어오곤 한다. 한마리가 내가 남겨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뚜껑에 앉았다. 늘상 그렇듯 손을 비비며 두리번거리다가 리드의 빨대구멍을 보고 들어갔으리라. 뭔가 맛잇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까. (파리도 생각이라는 것을 할까.) 얼음 위에 앉아 보았지만, 뭔가 영양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아니다. 그걸 깨닫고 나서 문제가 생긴다. 좁은 빨대 구멍으로 어찌어찌 들어갔으나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았다. 다시 날아 자세를 잡고 출구..

짧은 글 2023.06.25

이혼남 생존일기 2023 여름 업데이트

안녕하세요, 이혼남 생존일기의 이혼남입니다. '이혼남 생존일기' 라는 이 블로그에 벌써 20,000명이 넘게 다녀가셨습니다. 많은 숫자라면 많은 숫자이고, 적은 숫자라면 적은 숫자입니다. 그래도 제게는 꽤 의미가 있는 숫자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돌이켜보고 제정신인지를 체크하는 일과 아이들을 떠올리는 시간을 20,000명이 지켜보는 동안 계속해왔다는 뜻이니까요. 아들이 선물로 주고 간 종이비행기를 보고 있으면 행복감과 아들에 대한 사랑, 일종의 후회, 그리고 하나의 문제가 보입니다. 이렇게 '이혼' 이라는 건 복잡한 감정을 일으키는 사건입니다.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면 작은 일 하나하나에 전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이혼이라는 '키워드' 자체는 죽어가는 키워드 입니다. 여전히..

짧은 글 2023.06.24

이혼남, 아빠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때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 너희들의 아빠라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기쁘다. 아빠랑 만났다가 헤어지는 시간이 되면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우는 우리 딸을 보면 항상 마음이 아프다. 그만큼 너희들을 다시 만나는 날이 되면 문 밖에서부터 너희들의 웃음 소리가 들릴 때 아빠의 마음이 흐뭇하기 그지 없단다. 아빠에게 삐질 때가 있으면서도 아빠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편지와 그림을 선물해주는 우리 아들을 생각하면 아빠는 언제고 웃을 수 있다. 아빠가 그림 솜씨가 형편없어서, 다른 손을 빌려 우리 딸의 얼굴을 그려봤단다. 사실 이 그림을 그리면서 참고한 사진에는 아빠의 큰 선글라스가 씌워져 있었지. 얼굴의 반을 가린 아빠의 선글라스도 우리 딸의 미소를 지우진 못했다. 아빠랑 같이 있는 날이 적지만 편지에 적혀 있는 키워줘서..

딸과 아들에게 2023.06.04

이혼남 출근룩, 어떻게 입을 것인가. (feat. 리바이스)

마스크를 끼고 출근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던 시절에는 입을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 이전에는 집에서 제 시간에 나오는 것이 목적일 정도로 입는 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나 자신을 돌볼 여유 따위는 없었다. 대개의 경우 회색 반팔 티셔츠 몇 벌과 바지 두 개 정도를 돌려 입었고, 추우면 코트를 걸쳤다. 심지어 언제부턴가 티셔츠의 색상을 바꾸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 티셔츠의 색상을 통일도 했었다. (IT 업계 특성상, 스티브 잡스의 터틀넥 유령이 떠도는 직장의 분위기도 한몫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 이제 그 반팔 티셔츠의 목이 다 늘어났고, 바지는 거듭된 세탁에 쫄아들어 레귤러 핏이 스키니가 되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바뀌었고, 임원회의에 출석하는 일이 잦아졌다. 교육과 출장, 파견이라는 ..

생존기 2023.05.01

어느 이혼남의 휴일 (feat. 689 White Wine, Napa Valley, 2020)

이혼을 결행한지 4년이 지났다. 4년의 절반을 심리 상담으로 보냈고, 얼마전 심리 상담을 졸업했다. 세상은 나한테 빚진 것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그 4년간 일을 했고, 일을 하면서 시장의 소용돌이가 칠 때 다행스럽게도 나름대로 항해를 해나가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2023년 2월 이사도 마무리했고, 흔한 대기업의 분위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나 직장에서는 이제 과거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 자정이 지난 시각, 나의 또다른 일터에서 나와 바깥 공기를 마신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지나가는 2호선 막차를 지켜보며 오늘 업무의 마감 내용을 생각해본다.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 그래도 퇴근 후에 40분씩 걸어다녀야 했던 초기 사업장보다 집과의 거리가 가까워졌고, 2022년보다는 훨씬 관리되는 ..

생존기 2023.02.26

이혼남이 미니멀리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이혼남은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다. 미니멀리즘이 항상 최선은 아니고, 여러가지 이유로 가족을 챙겨야 하는 집에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시간과 공간, 생활의 미니멀리즘에 이혼남만큼 최적인 사람이 있을까. (비싼 댓가가 따르지만) 미니멀리즘은 그냥 '단순하게' 사는 거다. 단순무식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위해 고도로 최적화된 단순함을 가질 수 있다. 잠을 잔다. 일을 한다. 돈을 번다. 같은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나의 시간과 공간을 오롯이 쓸 수 있다. 철저하게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고, 사회생활을 위한 시간과 개인적인 시간이 분리되어 있다. 사실 내가 미니멀리즘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목표를 위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일하는 사람과..

생존기 2023.01.28

어느 이혼남의 느리고 고통스러운 죽음

시작은 어느 일요일 아침이었다. 어젯밤 운동을 무리한 탓인지 발을 디딜 때마다 통증이 올라왔다. 절름발이 걸음으로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본다. 까칠한 얼굴이다. 통증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어제 큰 일을 치른 탓일까. 성취감 후의 나른함이 나를 방심하게 했다. 다시 침대에 누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어제 충실히 다했다는 생각에 다시 잠들었다. 재차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아침 10시반이 지나 있었다. 곧 가족들과 식사를 할 시간이었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뉴스를 가지고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챙겨먹을 것들은 야무지게 챙겨먹었다. 분명히 나는 방심하고 있었다. 보통 오전 중에 사라지는 다리의 뻐근함은 이상하게 사라지지 않았다. 다시 자리에 누웠다. 확실히 어제 운동을 하면서 무리..

생존기 2023.01.03

이혼남 월세 현실, 월세를 택한 이유

월세를 주고 월세 세입자가 되는 길을 택했다. 2023년에 들어가면서 실거주하고 있던 한 채를 월세로 내어놓고, 싼 월세로 다른 곳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혼 이후 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비상조치이긴 하다. 이혼남 1주택자가 월세를 내어놓는 현실과 그 이유가 있다. 당장 살고 있는 실거주 집을 월세로 내어놓는 이유는 집을 자산화하여 이유는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잘 살고 있는 실거주 한 채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과금과 관리비까지 고려한 현금 흐름을 챙기는 것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아무리 내가 직장을 잘 다니고 있고 당장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당장 비용을 줄이는 일은 필요하다. 어차피 지금 전세는 안 ..

생존기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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