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전환기의 이혼남

싱글맨 2023. 7. 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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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많이 벌려 놓았다. 몸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예전보다 오래걸리고, 정신적인 여유가 없으면 시간이 있어도 생산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그냥 쉬게 된다. 예전부터 그랬다. 학생일 때부터도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쉽게 지쳐 미리 포기하곤 했다.

다른 모양으로 나를 바꾸기

가장 큰 문제는 전체적인 틀을 못잡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지금 어떤 일을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빠르게 전환시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초 이사 직후부터 갑작스럽게 루틴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교육과 컨설팅을 시작하기도 했고, 이동수단의 변화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사실 이건 예전에 출장이 잦았던 때에도 많이 벌어졌던 일이다. 정신적인 여유가 있으려면, 역할의 갯수를 줄이고, 규칙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A라는 일을 하다가 B라는 다른 일로 전환하기는 너무나 어렵다. 일과 일 사이에서 ‘전환하려는 의지’는 비싸다. 나 자신에게 여러가지 이유로 그 시간을 주지 않거나, 그 시간을 다른 일에 빼앗김으로서 다음 도전이 늦어지거나 일어나지 않는다. 전환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어찌어찌 붙잡아 겨우 자리잡기 시작한지 이제 한 달, 아직도 부족한 것 투성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여전히 두렵다. 작은 성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작은 성공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 지지 부진하다. 새로운 일에 성공하는 기쁨도 잠시, 그 기쁨을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매일 도전해야한다. 나는 그 두려움을 귀찮음으로 포장하거나, 뭔가 다른 일정의 핑계를 대서 뒤로 넘겨 둔다. 그렇게 일이 쌓여가고, 완성은 멀어진다. 정말 뭔가 집중해서 해내려면, 다른 건 다 그만둬야 하는걸까. 아무 것도 희생하지 않으려는 것은 성공을 늦춘다.

전환이라는 것이 천천히 이루어지는 어떤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매일 여러가지 일을 돌려가면 해야한다. 전환기로 쓸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이 지금부터 10년 정도 지나 50대를 앞두고 새로운 일을 하긴 어렵다. 어쩌면 이건 단순히 일이 바뀌는 전환이 아니라, 변신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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