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이혼이 끝나면 생활이 찾아온다.

싱글맨 2023. 7. 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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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법원에서의 일이 끝나면 생활이 시작된다. 생존의 현장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혼을 하고 나면 그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된다. 이혼은 지나치게 드라마화되어 있다. 결혼이 그랬던 것처럼 이혼이 세상의 주목을 받는 일이라 착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혼이 마무리되면 살아남기 위한 익히 알고 있는 그 투쟁이 시작된다. 그게 다다.

조용히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매일 하는 익숙한 전쟁이 시작된다. 혹시 이혼 과정이 길었다면, 이 일상으로의 회복도 큰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건 한 때에 지나지 않는다. 양육권을 받았건 친권을 받았건, 어떤 조건으로 이혼했는지와 관계 없이,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돈이 필요한 곳은 많다. 그리고 모두 잠든 후 조용히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더이상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이혼과 함께 항상 연예인이나 다른 잘 알려진 인사의 뉴스나 위자료 재산분할 같은 검색어가 추천되지만, 그건 이혼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혼 이후의 삶은 특별하지 않다. 이혼하고 행복한지 안 행복한지는 당사자가 알아서 할 일이다. 한 번 죽어보고, 이혼을 겪고 나니, 나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겠다. 그러나 아무도 이혼 이후의 삶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이혼이라는, 내 입장에서는 '대사건'을 겪은 나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고이 접어 넣어두어야 한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이혼남, 이혼녀는 흔하다. 본인의 이혼이 보도될 만한 민형사사건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혼 이후의 고민은 결국 당장 오늘과 내일의 생활에 대한 것이다. 나의 건강, 나의 일, 내 재산과 아이의 교육 같은 비교적 흔한 것들 말이다. 결혼이 줄면서 심지어 이런 것들도 특별한 것이 되어가고 있지만. 정작 이혼이 끝나고 나면, 이혼에 대해서 고민하거나 슬퍼하는 일은 생각보다 적다. 일부 이혼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양육 같은 일이 아니라면, 이런 세부적인 것은 별도의 글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2023년이 다들 쉽지 않은지, 주변에 사건 사고가 많다. 이별과 파혼을 겪고 있는 지인들이 주변에 있다. 이들에게도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이혼이 끝나면 생활이 찾아온다. 누구에게나 늘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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