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만날 때 고구마, 닭고기 같은 집밥을 주로 식사로 해왔다.
이제 조금씩 커나가는 아이들이 드디어 인스턴트와 조미료의 세계로 들어오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이 녀석들이 라면을 찾기 시작했다. 날씨가 추워서 더 찾는 것 같은데...
아이들을 만나는 특별한 날 식사를 준비하면서 라면을 먹겠다는 아이들의 요구에 아빠 입장에서는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빠라고 라면을 먹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일년에 한두번 먹을 뻔한 메뉴가 다시 집에 상비되는 것도 부담이고, 무엇보다 건강에 좋을리가 없는 인스턴트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것이 반갑지 않다.
그것도 특별히 한 브랜드의 라면만 굳이 먹겠다는 아이들에게 2주만에 아빠 집에 왔는데 무조건 아빠가 먹으라는 걸 강요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그러다보면 '아빠 집에 가면 먹고 싶은 거 못 먹어.' 라는 선입견이 생길까봐 걱정도 되고. 결국 라면은 반 개만 먹고, 엄마한텐 얘기 안 하는 것으로......(막상 엄마에게 돌아가서 자랑스럽게 '저녁은 라면 먹었어!' 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나서, 아이들 엄마도 '라면은 가끔이면 먹어도...'라고 하는 걸보니, 큰 상관은 없을 것 같다.)
문제는 주기적으로 라면을 먹는 습관이 들까봐 문제인데, 아이들에게 똑같은 음식이 아닌 색다른 메뉴를 만들어주는 것도 확실히 게을리 하지 않아야 겠다. 특히 둘째 이 녀석 생각해보니 너무 부드러운 것만 먹는 것 같은데, 치아 발달이 너무 안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분명히 이 녀석들 나중에는 콜라에 피자를 먹기 시작할텐데, 이런 식으로 아빠의 걱정은 쌓여만 간다. 정작 그런 녀석들도 '아빠 이제는 빵이랑 과자 적게 먹어서 살 빠졌어요?' 라고 확인한다. (이놈들.....;;;)
아이들에게 맛있어 보이는 좋은 냄새가 나는 음식을 하나둘씩 만들어 보려는 생각을 하다보면, 예전에 집들이한다고 혼자 미트볼 스파게티와 까르보나라를 집에서 만들어 처가 식구들을 대접했던 기억도 나고, 생일날 소고기 미역국을 끓였던 날들도 생각이 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오랫동안 요리 도구를 잡지 않았다. 집에서 고기를 굽는 정도, 나머지는 나도 얻어오는 반찬에 의존한다. 사실 대부분의 식사는 사내식당에서 이루어진다. 아이들 밥 생각을 하다보니 별 생각이 다 난다.
아무튼 결론: 식단을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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