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명절 연휴 고생하셨습니다.

싱글맨 2022. 2. 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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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별히 경어체로 기록합니다. 1인칭으로 기록하는 생존기나 아이들에게 쓰는 편지가 아니라 독자에게 쓰는 편지이기 때문입니다.

명절 연휴 고생하셨습니다. 결혼 생활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어려움이나 본가와 처가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어려워 지는 시기가 명절입니다. 독자인 당신이 남성인지 여성인지는 관계 없이, 결혼 생활의 트러블이 명절 기간에 증폭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결혼 생활이 순탄하면 명절에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반대로 순탄했던 결혼생활이 명절에 어긋나는 어떤 사건이나 발언떄문에 틀어지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이 블로그의 글들을 찾아온 분들께는 고생하셨다는 위로의 말씀을 건네고 싶습니다.

의미 심장한 눈사람 작품 2022년, 서울, 작자 미상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본 심상치 않은 눈사람 작품의 사진입니다. 이 작품에 대한 해설을 굳이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묘한 느낌이 있는 작품입니다.

이혼에 대한 글들은 인터넷에서도 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특정 포탈에서 이혼에 관한 게시판 글들은 남녀의 편차가 너무 많이 벌어지거나 매우 구체적인 케이스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의 이혼 관련 블로그들은 관련분야의 변호사들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대부분입니다. 이혼 자체를 가지고 길게 어떤 채널을 고정적으로 유지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사생활이 드러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죠. 일부 유튜브에 있는 돌싱용 연애 채널의 정보가 당장 이혼을 앞둔 사람이나 막 이혼을 한 사람에게 도움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많이 참고하지는 않았습니다. 이혼이라는 사건에서 가까운 사람에게 정작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제 블로그의 독자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제 블로그는 말그대로 이혼남 생존일기일 뿐입니다. 다만, 이 블로그의 유입경로와 방문통계를 살펴보면 독특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루 방문자는 스무명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유난히 50 방문, 100 방문으로 갑자기 유입이 크게 늘어나는 날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날들의 유입을 분석해보면 한 방문자가 제 글들을 역주행하는 경우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연히 들어왔는데, 제 글이 도움이 되는 분들께서 앞뒤로 글들을 모두 살펴보시는 경우가 많은게 아닌가 추측을 해봅니다. 그런 경우들을 볼 때마다 이 블로그의 개인적인 경험이 그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 가지, 이혼에 대해 흔히 이야기하는 '이혼은 신중히 결정하라.' 라는 말을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혼이야말로 가장 빠르게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당신의 나이는 아무리 젊어도 20대 중반이 지났을 가능성이 높고, 상당수가 40대와 50대를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앞으로 인생을 함께할지 의심스러운 사람과 시간을 낭비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혼을 신중히 결정해야 할 첫번째 이유는 아이들이 있는 경우, 이건 제가 이전 글에서 이미 다루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경제적으로 준비가 안 되었기 때문이겠죠. 제가 다른 이의 인생을 평가할 자격은 없지만, 이 이유로 이혼을 미룬다는 걸 최대한 안 좋게 해석하면 이혼할 준비가 될 때까지 배우자의 경제력을 길게 이용하겠다는 얘기죠.

너무 과격한 발언입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이혼이야말로 맨살에서 반창고를 떼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최대한 빨라야 고통이 짧습니다. 후유증이 없다고는 안했습니다. 심지어 아물지 않은 상처에서 반창고를 뜯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그랬죠. 그리고 당연히 저도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문제 많은 결혼 생활에 대책 없이 이혼을 미루는 것으로 대응하는 것은 이혼당사자나 이혼상대자나 혹시 있을 아이들을 위해 모두에게 시간낭비와 짐이 될 뿐입니다. 아마도 당신은 명절을 보내면서 이런 현실을 확인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저 눈사람 작품에서 당신의 위치는 어디입니까. 어디에 당신의 눈이 머무르나요. 성 안의 키 큰 눈사람인가요, 아니면 키 큰 눈사람 앞의 자그마한 눈사람들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얼음집 밖의 등을 돌린 눈사람인가요, 혹은 성 위에서 당신을 지켜보는 사람인가요? 연휴 동안 겪은 독자 여러분의 얼음집은 어떤 상황이었는지, 만약 필요하다면 잘 생각해보세요.

제가 뭐라고 이런 주제넘은 글을 쓰고 있는지......각자 생존의 현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밴드오브브라더스'의 대사가 있어서 그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See you at the assembly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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