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삶은 여정이 아니라 과정이다: 신년 계획 세우는 법

싱글맨 2021. 12. 3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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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보게 되는 소셜미디어에서 가끔 본다. '인생은 여정이다. (Life is a journey)' 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가로이 여정을 즐길만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삶은 여정 따위가 아니다. 삶은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다. 두 표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 글은 계획을 세우는 법에 대한 글이다. 

두 표현의 차이는 목적과 목표의 여부에 있다. 삶이 과정인 내게는 목표를 기준으로 가치판단을 하기 때문에 '삶이 여정' 이라는 말은 아주 여유롭고 한가하게 들린다. '여정' 이라는 말이 이것저것 잠깐 해본다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낀다. 분명히 심정지 이전의 나도 그랬다. 때때로 원하는 것을 '해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여유가 있었다. 과정에는 목적이 있고, 여정에는 여유가 있다. 그리고 나는 나답게 이걸 0과 1로 받아들인다. 

댄 페냐가 삶이 과정이다라는 말을 구별하여 사용하였다. 그가 처음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댄 페냐라는 사람을 평가하는데도 관심이 별로 없다. (예전에도 지금도 나는 평론가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전혀) 시간이 없는 내가 조급해지지 않으려면, 삶은 과정이라는 말을 소화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했다. 나는 댄 페냐를 과다복용할 필요가 있었다. 

2022년 계획을 세웠다. 만다라트니, 마인드맵이니, 액셀에 뭔가를 정리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오타니 쇼헤이 때문에 유명해진 만다라트는 잘못 적용하면 독이 된다. 3 x 3의 표 안에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8개의 액션을 두 단계로 나누어 채워넣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 방법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오타니 쇼헤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 방식을 채택하면서 엉뚱한 곳에 정신력을 소모한다는 점이다. 포인트는 8개의 액션을 채워넣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는데 있다. 다시 한 번, 포인트는 가운데 있는 하나의 목표를 만들어 내는데 있다. 잘못해서 자꾸만 8개의 칸을 채워넣는데만 잘못된 집중을 하면, 반쯤은 쓸모 없거나 하지 않을 항목을 자꾸 만들어 넣으면서 '나는 계획을 열심히 세웠어.' 라고 착각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런 노력은 에너지를 흩어지게 한다.

엑셀에 뭔가 할 일을 만들고, 마인드맵에 열심히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다. 자꾸만 빈 공간을 채워넣기 위해서 실행할 액션의 가짓수를 늘린다. 실행 항목과 목표의 구분도 없다. 나중에는 이걸 단순히 실행하는게 목표였는지, 원래의 목표가 뭐였는지, 그런 목표를 세운 최종 목적은 무엇인지도 까먹는다. 이건 전술과 전략을 헷갈리는 것과 비슷하지만 훨씬 더 효과적으로 집중을 방해한다. 

내가 진행할 두 가지 사업 부문에서 각각 내가 되고 싶은 이미지를 그렸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큰 그림을 확인하고, 1분기에 해당하는 단기 계획만 세워두었다. 이걸로 충분하다. 그럴듯한 표나 차트를 만들어 두고 다시 열어보지 않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4월로 넘어가는 시점에 결과로 확인할 수 있겠지. 그나마 지금 있는 두 부분의 일도 나중에는 하나로 줄일 것이다. 지금부터 할 일은 눈을 뜨고 있는 18시간을 저 목표에 모조리 투입하는 것이다. 중간에 시간표가 좀 틀어져도 괜찮고,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이게 과정이다. 하나의 목표와 이미지, 그리고 시간의 집중 투입. 

여정이라는 표현의 한량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한정된 시간을 축차투입하는 방식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 방식은 지난 5년 동안 적어도 내겐 효과가 없었다. 이제 단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한다. Laser focus on one single tar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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