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불행은 소득순이다 (달러 기준으로 본 소득 수준과 결혼이 필요한 어쩌면 거의 가장 중요한 이유)

싱글맨 2025. 3. 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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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소득의 역순이다. 달러 기준으로 본 소득 수준은 훨씬 형편없다. 달러 기준이라고 하긴 했지만, 금이나 비트코인 기준도 상관없다. 비트코인은 워낙 단위가 커졌기 때문에 1/10000 비트코인 단위인 사토시 가치를 따지기도 (Satoshi Value) 한다. BTC/SATs 는 이제 달러/센트의 개념처럼 큰 단위와 작은 단위로 자리를 잡는 것 같다. SAT는 당연히 Satoshi의 줄임말이다. 복잡해보이겠지만 한국 기준으로는 금이나 비트코인이나 전부 원달러환율 (달러-원 환율)이 개입하기 때문에 편의상 달러로 환산한 가치를 생각하면 된다. 

USD 100,000 (100k) 를 소득 기준으로 잡아보자. 간신히 여섯자리 소득 (6-figure income)을 맞춘 것이다. 이게 각 도시별로 세금과 생활고정비를 고려했을 때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는지 따져 볼 수 있다. 뉴욕이 가장 비싸다. 세금도 비싸고 물가도 비싸서 100k 달러는 30k 정도로 느껴진다고 한다. 1 순위 뉴욕 맨하탄 다음의 2, 3위가 각각 호놀루루와 샌프란시스코이다. 이 도시들은 100k를 벌어도 절반도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미다. 

한국으로 이 가치를 가져와 보자. 한 때 환율이 1000원 조금 넘던 시절에 연봉 1억은 곧 100k 달러의 수입이었다. 환율이 1500원에 와 있는 지금, 연봉 1억은 66k 정도의 수입에 불과하다. 대충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이 돈은 뉴욕 기준으로 2만불 정도의 수입으로 느껴질 정도로 가치가 줄어든 것이다. 환율이 오르면 한국인은 급속도로 가난해진다. 금리도 체감경기와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만, 한국의 특성상 환율만큼 치명적인 것은 없다. (환율이 올라가면 올라가는대로 환율조작국이라고 제재에 들어가는 미국과의 관계는 논하지도 않았다.)

지난 12월 비상계엄 이후 기준 환율이 간신히 1400원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기준 환율은 크게 의미가 없다. 달러화를 살 때의 가격을참고해야 정확하게 그 손해를 느낄 수 있다. 이 가격이 한국에서 물건을 수입해서 달러로 결제할 때 통용되는 가격이다. 

흔히 알려진 중산층의 기준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느낄 수 있다. 행복은 소득순이 아니라고? 환율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일본으로 여행을 간 한국인들을 보면 철저하게 행복은 소득순이다. 팔아먹을 것은 관광 말고 마땅히 남은 것도 없으면서 관광공해 운운 하는 일본인들을 보면 더더욱 철저하게 행복은 소득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월 천만원 소득 목표가 유행한 적이 있지만, 옛날 기준으로 잡은 미국 남성의 고소득 기준 월 소득 1만불 (USD 10k)를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연봉으로 단순히 12를 곱한 USD 120,000, 이를 1500원 환율 기준으로 환산하면 1억 8천만원이 나온다. 연봉 1억 8천만원. 이 정도 버는 것이 휴스턴, 댈러스 기준으로 고소득 남성 연봉의 최소금액이 된다. 이 금액은 우리나라에서 소득 과표 38% 구간에 해당하며, 어지간히 잔업과 특근 수당을 챙기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 대기업에서 임원이 아닌 직원 38% 과표 구간에 들어가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혹시 일부 IT 기업에서는 가능한 숫자인지 모르겠다.)

달러에 비교하면 원화는 그냥 동네마트 쿠폰같은 거다. 한국 입장에서 비싼 달러도 연준에서 돈 찍어낸다고 devaluation을 걱정하고 있는 판국이다.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안 든다면 별 수 없다. 이래도 행복이 소득순이 아니라는 얘기를 할 것인가. 장황하게 이런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결혼이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원래 나는 결혼이나 이혼이나 권하지 않지만,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부부가 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나마 이것도 맞벌이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서 하는 얘기에 불과하다. 여성 일용직과 사무직부터 사라질 것이다. 버거킹과 맥도날드에서 키오스크가 등장한 것은 너무 오래되어 이제 당연하게 느껴진다. 없어져도 이상이 없는 직업은 사라지고, 이와 비슷한 일자리들은 전부 자동화될 것이다. 

아 참고로, 위 금액은 전부 세전 소득 금액이다. 이래도 행복이 소득순이 아니라고? 지금 행복을 논할 자격은 있는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을지는 모르나, 행복은 목구멍으로 뭐가 넘어가고 난 다음의 이야기다. 생존한 이후의 문제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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