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2025년의 의미 (feat. "인생압축계획")

싱글맨 2025. 3. 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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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그냥 지나가는 한 해가 아니다. 이혼 이후에 중요하지 않은 해는 없었지만, 이혼이 확정되고 나서 2021년까지는 지난 과거의 실적을 정리하면서 쉬는 기간이었다. 특히 2021년은 심지어 크게 고민할 것도 많지 않았다. 2024년까지 전환기였고, 주변 세상을 다시 보는 기회가 있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지만, 사실 나는 충분히 이득을 본 구간이었다. 그러나 2025년은다르다. 

2025년 실적을 내는 일들이 2030년까지를 결정한다. 지금 내다보고 있는 다음 전환기는 2028년이다. 애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는 시기이면서, 2024년처럼 4월 총선과 미국 대선이 예정되어 있는 시기이다.

다음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한 줄씩 써내려가는 쉬운 방법이고, 나는 '인생압축계획' 이라고 부른다. 


연도 / 아들 학년 / 딸 학년 / 내 나이 / 내가 할 일 / ....
2024 / 초2 / 초1 / 4O세 / OOO / ...
2025 / 초3 / 초2 / 4X세 / XXX / ...


열 몇 줄 적고 나면 60세에 이르고, 언제 퇴사를 하게 될 지, 언제 아이들이 입시를 시작하게 되는지 단박에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인간이 선택을 반드시 해야하고, 선택이 이루어지는 순간, 삶의 코스가 상당 부분 정해진다는 것이다. 

이걸 해보고 나서, 내가 양육권을 되찾아 와야 할 해가 5년 안으로 다가왔다는 걸 알게 된다. 이혼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다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과,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도 알게 된다. 나의 경우 해외 영주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도 3년 정도 남았다. 열 줄 정도 아래에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과, 딸이 결혼하게 되는 해가 적히고, 아들이 입대하는 해가 적히게 된다. 40대라면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들은 스무 줄 안에 요약할 수 있다. 이 스무 줄의 인생이 다 가고 나면,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와 같은 나이가 된다. 부랴부랴 '내가 할 일' 칼럼에 이것저것 마구 적어보지만, 내가 그걸 다 할 수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2025년이 이 남아 있는 스무 줄의 절반 정도를 결정한다. 실제로 행하는 5년과 그 일을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5년 정도의 시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2025년이 다른 이유는 앞으로 10년의 결과가 줄무늬처럼 길게 남기 때문이다. 22년과 23년에 했던 일들은 지금 크게 흔적이 남아 있지는 않다. 다만, 그 때 시작한 일들이 지금 내가 해야할 일로 크게 자라 있을 뿐이다. 

인간의 삶은 100줄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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