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어느 연예인의 별거? 이혼 후에 보이는 '가족'의 헛점

싱글맨 2023. 7.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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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이 둘 혹은 하나로 그려지는 완벽한 가족의 이미지는 사회가 만들어낸 것이다. 늘어난 인구에 대해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가족을 등록하는 과정을 거쳐 현재까지의 결혼 문화와 가족의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아름다기만 한걸까?

알려진 사람들의 이혼이나 별거가 알려질 때마다, 우리는 가족의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최정상급 클래스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게이머의 결혼은 예능의 예고편으로 어제 뉴스를 통해 별거의 가능성을 암시하며, 별거의 결론이 이혼일지 졸혼일지는 모르지만, 본 방송의 조회수와 시청율을 높이는데 동원되는 것이 현실이다. 

결혼이 원래부터 이렇게 나쁜거다라는 수준 낮은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다. 단지 이게 사회가 결혼을 소비하는 방식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거다. 국가는 결혼과 이혼에 법적인 조치를 가해 인구를 유지하고 세수를 확보하고 싶어한다. 사회는 다른 사람의 결혼과 이혼을 다른 사람이 뽑아놓은 상품의 견적서 구경하듯 사용한다. 요컨대 결혼이든 이혼이든 당사자의 현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당사자말고 아무도 없다. 그리고 이건 한국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최근 도무지 여자를 만나기 어렵다는 변호사 후배의 얘기를 들어보니 익숙한 얘기였다. 나와 같은 직장을 다니다가 퇴사 후 변호사 시험을 통과한 녀석이라, 비슷한 또래보다 나이가 많아 고생이고, 결혼은 하고 싶은데 도무지 조건이 안 맞는다는 얘기였다. 변호사에게 이혼남이 결혼에 대해 무슨 별다른 조언을 하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딱 하나였다. 

'너 결혼은 왜 하려는거야?'
'....?'
'아이 가지고 싶어서 아닌가? 2세 계획은 하고 싶은 거잖아.'
'그렇죠.'
'그럼 그것만 생각해. 나머지는 다 부차적이고, 그냥 비용에 해당하는거다.'
'...?'
'목표는 2세야. 결혼이 아니라.'

참고로 후배는 내가 이혼한 것은 모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이혼한 사실을 말한 적은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결혼은 과정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모든 과정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친구가 내 말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의 현재 상황과 고민의 깊이에 따라 그는 내 얘기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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