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깻잎 논쟁, 새우 논쟁, 그리고 윌 스미스

싱글맨 2022. 3. 2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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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논쟁이나 사건이 많다.

애인말고 다른 사람에게 깻잎을 떼어주느냐 마느냐, 새우를 까주느냐 마느냐 같은 쓸데없는 논쟁말이다. 이런 건 단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애인이든 배우자이건 다 큰 성인의 먹을 것에 무조건 손대지 말라, 이게 내 답이다. 이건 남녀에도 구분이 없다. 이런 걸 가지고 사랑인지 아닌지를 따지고, 불륜인지 논하는 유치한 짓거리를 하지 않는 것이 성인이다.

오스카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Will Smith)가 크리스 락(Chris Rock)을 폭행한 것은 남의 일이다. 남의 일에 관여하지 말자. 크리스 락의 농담이 지나쳤는지, 그가 맞은 것에 대해서 형사 사건으로서의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법적인 피해자가 결정할 일이다. 제이다 핑켓 스미스 (Jada Pinkett Smith)를 향한 농담이 언어적 폭력에 해당한다면 그 역시 형사 혹은 민사상의 법적인 조치로 해결될 일이다. 거기에 누가 잘한 짓인지, 뭘 했어야 했는지 투표따위를 하고 있는가.

이 블로그를 만들어 나가면서 주로 애딸린 이혼남으로서의 생활, 몸과 마음 상태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글을 작성하다보니, 아직 아이들이 없는 상태에서 이혼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블로그의 글들이 와닿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아마도 이 글이 싱글이나 아이없는 이혼경험자에게 더 와닿는 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적어둔다. 이유가 뭐가 되었든, 이제 G20에 해당하는 국가의 사회에서는 이제 사회적 관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추세이다. 사회적인 관습이나 불문율에 의하여 사회 생활을 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각종 정체성에 의한 관계 설정이 법적으로도 세밀해진다. 쉽게 말해서 예전 같으면 그냥 잔소리라고 넘어갈 수 있는 것도 언어 폭력이 되는 세상이고, 조금만 문제의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해도 고발과 소송으로 가는 세계에 살고 있다. 점점 지켜야될 선은 많아지고, 3 ~ 5년 전의 자연스러운 행동이 현재에는 선을 넘는 행동이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중요한 것은 첫번째, 어른으로서 자신의 행동을 다스리는 것, 그리고 두번째는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법적으로 애인은 남이다. 이혼예정자와 이혼상대자, 전처 전남편도 남이다. 부부는 법적으로 남이지만 가끔은 남이 아니다. 부부의 재산은 별도로 과세되지만, 부부의 주택 소유는 세대별로 규제하며, 남편의 형사상 문제를 아내가 책임질 필요가 없지만, 경우에 따라 민사상 책임을 동시에 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논리적으로 가끔 남이 었다가 남이 아닌 관계는 남이다. 즉, 부부도 결국은 남이다.

'남' 이라는 표현에는 스스로 책임지는 성인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리고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성인을 깻잎을 떼어주고 새우를 까주거나, 기분이 상한 배우자를 위해 잠재적 가해자를 대신 폭행하는 것은 성인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먹여주는 것은 직계 비속이나 직계 존속 즉, 어린 자식이나 부모를 공양하는 과정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행동은 애인이든 배우자든 상대를 위한 행동인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이 위하는 상대방을 어른이 아닌 사람으로 대접하는 것, 성인이 아니어서 무시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행동에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적어도 어른과 어른으로서의 애인 관계라면 먹는 건 각자의 손으로 알아서 먹는거다. 암묵적 폭행 사주와 폭행은 모두 형사 사건에 해당한다. 이런 법적으로 밀도가 높아진 사회가 숨막히고 답답한가. 어쩔 수 없다. 이런 문화를 만들어 온 것도 인간이다. 이런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회적 불문율에 대한 논쟁을 하고 싶다면 좋다. 하지만, 이 논쟁은 끝나지 않을 논쟁이고. 논쟁에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다. 그런 논쟁을 피해 논쟁이 없거나 적은 곳으로 가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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