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괴로운 이유는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마 3화였을 것이다. 밴드오브브라더스에서 공포에 얼어붙다가 눈이 먼 병사, 블라이스에게 스피어스 대위가 한 말을 떠 올려본다. 전장에 서는 순간 이미 죽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그래야 병사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내 마움이 괴로운 이유는 회사에 아직도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원 승진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상사와 일대일면담을 하면서 자기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나를 두고 자기도 부장급 승진이 늦었다느니, 개인이 성장 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희망은 그런 개인의 커리어에 대한 기대치가 아니다. 아직도 회사 일이 나 개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