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연예인의 이혼이, 정치인이나 재계 인물의 가정사가, 오늘도 뉴스를 채운다. 어느 이야기이건 하나도 놀랍지 않다.
이건 다들 이혼을 해야만 한다는 저주나 운동 같은 건 전혀 아니다. 사람이 모여사는 것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혼자 살기 어렵기 때문에 결혼을 하고, 마을을 만들고, 사회를 만들고, 집단 안에서 사람이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지고 점점. 혼자 살기가 점점 편해지기 때문이다. 데이트나 연애는 살아남을 수 있어도 결혼이 살아남기는 어려운 사회 환경이다.
유명인들이 결혼 생활의 불화나 이혼을 겪는 것은 그들이 유명해서가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도 겪는 문제인데, 그들이 눈에 띄는 자리에 있을 뿐이다. 미디어를 통해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사생활에는 유독 엄격하다. 그들에게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부부와 아이 그리고 반려동물이라는 이 아름다운 그림을 유지하길 기대한다. 그와 동시에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지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은 인색하다.
나는 본인의 의지로 결혼 생활을 어려운 점도 참아가며 잘 만들어 가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혼을 했다고 해서 손가락질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 흔히 부모님 세대는 결혼을 잘 견뎌왔다고, 그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그 결혼생활을 뒤짚어 까보면 그들에게도 사연이 있지 않은가. 4인 가족의 신화를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물을 시점이다. 결혼이 겨우 시작에 불과하듯, 이혼도 대단한 일은 아니다.
결혼과 이혼을 겪는 사람의 충격이 대단치 않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결혼과 이혼의 경험은 대단한 충격이다. 동시에 행복한 이혼과 불행한 결혼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지 넘겨짚는 것 같지만, 적어도 나의 결혼과 이혼 경험은 강렬했다. 특히 이혼은 처절했고 동시에 아주 행복했다.
이혼상대자를 미워하는 감정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내가 책임져야할 나의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일터에 나가고, 지금 이 글을 쓴다. 며칠 전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과 즐겁게 지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 딸은 시크릿 쥬쥬 드레스를 입고 눈물이 나도록 하얗게 웃어주었고, 나의 아들은 슈퍼공룡건으로 괴물과 용감하게 싸웠다. 여기에, 이혼을 했다고 해서, 육아와 가족애가 없는가.
나는 남에게 뭔가를 충고할 정도의 사람이 아니다. 다만, 당신이 이혼을 경험했거나 이혼을 앞두고 있다면, 이혼 후에도 삶과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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