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이혼남의 몸매 관리와 외식, 먹을 것과 먹지 말 것 (식단 part II)

싱글맨 2024. 2. 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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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새해에 해준 가장 고마운 말은 또 있다. '아빠가 살이 빠졌어.', '어깨 깡팬데?' 아빠의 노력을 알아봐 주는 말은 항상 힘이 된다. 나는 곧 있을 입학식에 또 한 번 수트를 입고 갈 것이고, 최대한 관리된 몸매로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혼남이 몸매를 관리하는 것은 필수이고,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그건 운동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식단의 관리에서 온다. 

이전 글에서 쓴 것처럼 모든 식사를 내가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면 베스트이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 식사를 하고, 때에 따라 외식을 하는 것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피할 수 없더라도, 먹을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히 있다. 


1. 먹을 것
연휴에 세배를 하고 설을 쇠는 일을 피하기 위해 (남들이 움직일 때 같이 뭘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통으로 설날 연휴 전 주인 이번 주를 쉰다. 연차를 내고 가족을 데리고 소고기를 먹으러 갔다. 작년말에 받아 둔 쿠폰과 상품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12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회사에서 일종의 상으로 받았기 때문에, 일부러 평일 점심 늦은 시간에 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예약을 하고 어머니를 보시고 나갔다. 요새처럼 인플레이션이 심한 때에, 소고기를 생고기로 먹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서였다.

소고기 생고기

내 돈이 드는 일도 아니고, 양념이 없는 구이 메뉴니까, 외식이어도 걱정이 없다. 외식이 문제가 되는 것은 내가 모르는 식재료가 쓰이는데, 퀄리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내가 모르는 첨가물이 들어간 소스나, 튀김 기름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기 마련인데, 고기 구이라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덜하다. 식당의 특성상 가위를 내가 쓸 일도 없이 구워주는 소고기를 맛있게 먹고 나왔다. 식사 와중에 찍은 사진을 보면, 동생의 말대로 행복해 보인다. 

2. 먹지 말 것
빵, 과자, 디저트류, 버거나 떡볶이 같은 음식은 외부에서 먹지 않는다. 대체로 당류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메뉴는 외식을 하지 않는다. 집에서 먹는 당류도 밥이나 고구마일 정도로 조심하다 보니, 어쩌다 사이다라도 들어가면 약간 거북한 느낌이 든다. 

내가 사랑하는 빵

다른 것은 몰라도 나는 빵을 아주 좋아한다. 커피를 즐긴다는 점이 빵의 소비를 늘리는 원인이었다. 커피를 무조건 블랙으로 마시는 습관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블랙커피로 입이 심심하니, 가끔 빵이나 도넛을 먹게 되는데, 이게 살이 찌고 건강을 유지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도넛같은 설탕 덩어리만 안 먹으면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아무리 잘 만들어지는 빵이어도 건강에 좋지 않다. 정말 아주 조금만 먹어야 하는데, 빵을 조금만 먹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빵을 경계하게 된 것은 좋지 않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공복에 커피와 이나카 빵을 함께 먹었다가 운전을 하면서 저혈당 증세를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지는데, 몸에서 힘이 축 빠져버린 것 같고 손이 덜덜 떨리는 증세가 느껴졌다. 전형적인 저혈당 증세로 공복에 빵만 먹었다가 한 시간쯤 지나 소화가 끝날 때쯤 인슐린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거꾸로 혈당이 과도하게 낮아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건강검진을 받으면 공복혈당 100 내외로 정상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알고 있다. 건강검진을 위해 공복을 유지하지 않고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했을 때 내 혈당 수치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아무리 운동을 한다고 해도 내 체중으로 미루어보아 나느 분명히 당뇨 전 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 내가 이걸 왜 아냐하면, 내게 통풍이 있다는 사실이 대사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내 몸매가 아무리 좋아져도 통풍과 지방간 완치 판정을 받기 전까지 나는 환자다. 

똑같은 고기여도 양념돼지갈비 같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맞다. 양념 소스에 설탕이 들어간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류가 들어가는 것을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식사 메뉴는 절대로 외식에서 피해야할 아이템들이다. 

결론
내가 조심해도 가끔은 먹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원재료에 가까운 음식은 외식도 괜찮고, 당류가 많고 소스 컨트롤이 어려운 메뉴는 피한다. 이것이 내가 정한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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