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어제 너희들의 코로나 확진 소식을 전해들었다. 소식을 듣자마자 아빠는 저녁에 전활걸었어. 아빠랑 며칠 전에 다시 영상통화를 했지? 아빠 가슴이 찢어진다. 어린이집이 뚫린 것을 어찌하겠느냐. 다행히 전화기 너머로 보이는 너희 모습이 그래도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다.
엄마랑 처음 헤어지자 마자 겨울부터 전염병의 영향권에 들어갔고, 너희들과 면접 기회를 이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가질 수 없었다. 그래도 2년 조금 안 되는 기간동안 잘 버텨왔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아빠가 많이 슬퍼. 우리 아가들이 걱정되고, 혹시 증상이 조금이라도 심해지지 않을까 불안한 생각이 들어 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 다음 마음이 아픈 건 또다시 일정기간동안 너희들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너희들과 만날 때마다 너희들에게 새로운 걸 배우고, 부족하지만 아빠가 뭔가를 가르쳐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법적으로 아빠는 너희들을 일년에 26번밖에 만날 수 없고, 너희들을 만나는 날마다 최선을 다해서 만나려고 해왔다. 너희들도 집 안에서 지내는 날들이 많을텐데, 집 근처를 벗어나서 아빠 집으로 오면서 조금이나마 느꼈을 해방감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이렇게 몇 번 되지도 않는 너희를 만날 수 있는 날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빠에게 크나큰 아픔이다. 한창 밖에서 노는 것이 재미있을 너희들이 어쩔 수 없이 집 안에서 갖혀 지내야 한다는 것이 너희에게도 큰 손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다른 증상이 없길 바라고, 가벼운 증상으로 하루 빨리 좋아지길 바래요.
다시 만나는 날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너무 답답하겠지만 일단 빨리 열이 내리길 바란다. 계속 단순한 미열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아들과 딸, 너희들은 아빠보다 건강하게 더 화창한 날들을 살기를 바란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이고, 우리 애기 생일이 돌아오지. 그 때는, 그 때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걱정에 눈물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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