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박탈감과 결핍을 느껴라

싱글맨 2026. 5. 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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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만 하고 상을 받아가고, 시험을 보지 않거나 못하게 하는 것, 경쟁을 지양하려는 모든 시도들은 틀렸다. 적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욕망, 시기, 질투 같은 감정이 틀린 것이 아니라, 그걸 해소하기 위해 틈새 시장을 찾는 창의적인 시도를 막는 것이 틀린 것이다. 그걸 해소하기 위하여 남에게 물리적, 인격적인 해를 끼치겠다는 마음가짐이 틀린 것이다. 내가 시험을 잘 보고 싶었는데, 100점 만점에 70점을 받았다. 나는 이 점수가 그닥 맘에 들지 않고, 옆에 있는 놈이 85점을 받은 것이 못마땅하다. 그럼 방법은 두 가지다. 기를 쓰고 다음 시험에 그 놈 보다 시험을 잘 보거나, 아니면 그 놈 보다 시험을 잘 보지 않더라도 내가 그 놈을 이기고 돋보일 수 있는 다른 과목, 시험이 아닌 다른 무언가, 이런 것들을 찾아내어 그걸 하는 것, 이렇게 두 가지 말이다. 

박탈감과 결핍을 부정하지 마라. 그건 긍정적인 것이다. 노력을 노오오오오오오력이라고 폄하하는 놈치고 잘 되는 꼴을 못봤다. 솔직히 말해서 노력이라도 안 하면 할 줄 아는게 뭐가 있는가? 안다. 노력에 한계가 있다는 걸. 그러나 노력이 다가 아니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그걸 그래도 극한까지 수행해본 사람이다. "이 정도 해봤는데, 여기까지가 현실적인 한계다."그리고 마음을 고쳐 먹어야 한다. 그러면 여기까지와서 노력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방법이 없으면 없는 것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그 지점에서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본인의 능력이다.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 나는 대단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성적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이해한다. 하지만 성적이 나왔을 때, 성적이 좋지 않은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학생 본인이다. 그렇다, 너 말이다, 공부를 안 한 건 너다. 학부모가 학생에게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충분히 이해해주고, 심리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설명해주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살이 찐 가장 큰 원인은 살이 찐 사람 본인이다. 빵 쪼가리를 입에 넣고 씹어 삼킨 사람은 바로 너다. 그 외의 나머지는 다 그 다음에 나오는 부수적인 이야기이다. 

내가 (혹은 우리 애)가 얼마나 공부를 하기 어기 어려운 환경에 있고, 내가 얼마나 심리적으로 환경적으로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지, 특히 쓰레기 같은 음식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는지는 본인의 책임을 인정한 후에 원인을 분석하면서 "내가 어떻게 그 상황을 바꿀지" 에 대한 행동을 준비할 떄 필요한 것이다. 그게 남 탓을 정당화해줄 수는 없단 말이다. 내가 박탈감과 결핍을 느낀다고 해서 박탈감을 느끼지 않고 결핍을 느끼지 않을 법한 상황을 윤리적, 혹은 법적인 틀을 만들어 남에게 강요하지 마라. 

요새 다들 가지고 싶어하는 주식으로 회자되는 회사를 다니는 나도, 1년에 뭔가 성공하는 것이 드물다.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 내 회사 동료들은 모두 나보다 잘난 것 같다. 다 똑같은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나보다 잘한다, 낫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퇴근하는 날이 없다. 생활은 항상 이런 힘든 환경과의 싸움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근무 환경이 다른 어떤 대한민국 노동자보다 월등히 좋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탈감과 결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업무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인간관계에서나, 생의 각 부문에서 내가 부족한 것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이 인간의 삶이란 말이다.

그런데 애들 입장에서 고작 같은 반 친구가 한 번 더 해외여행을 가고, 성적이 남보다 나쁘게 나오는 것이, 무슨 대단한 박탈감과 결핍에 따른 정신적인 피폐함과 병리학적 결과를 가지고 온다고 얘기할 수 있는가. 그 정도의 결핍도 견뎌내지 못하는 애들이, 성인이 되어 도대체 힘든 세상을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안다. 노력도 우리를 배신할 확률이 99%이다. 뭔가 착각하는 모양인데, 세상은 너나 나에게 빚진 것도, 약속한 것도 없다. 박탈감과 결핍을 해소하고 싶다면, 이겨라. 승리가 우리의 박탈감이나 결핍을 해결한다면, 그걸 원한다면 말이다. 이것도 착각하지 말아라. 세상은 세상이기 떄문에, 현실은 항상 현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원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경쟁의 과정이 공정할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 말고, 이긴다고 해서 삶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라. 오히려 이길수록 고통은 커질 것이다. 

차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하고 행동할 것인가", 이 지점에서 온다. 나는 죽기 직전까지 이기려고 할 것이다. 

"But it ain't about how hard you're hit. It's about how hard you can get hit and keep moving forward; how much you can take and keep moving forward. That's how winning is done." (Rocky Balboa, Rocky Balboa,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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