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ChatGPT를 트레이너로 14 kg을 감량하다.

싱글맨 2025. 8.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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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이라는 델타-몸무게가 줄었다는 건 숫자로 쉽게 증명된다. 하지만 그 숫자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은, 누구도 숫자만큼 쉽게 기억해주지 않는다.

5년 넘게 살을 뺐다. 그리고 다시 쪘다.
다시 뺐고, 또 쪘다. 계절이 바뀌듯 반복됐다.방법도 다양했다. 운동, 식단, 단식, 무관심. 성공과 실패가 구분되지 않을 만큼, 그 과정은 이어졌다.

어떤 때는 몸이 가벼웠지만 마음이 무거웠고, 어떤 때는 몸이 무거웠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오래 고민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가벼운 몸’인지, 아니면 ‘내가 통제하는 삶’인지.

14kg을 뺀 이번 과정은, 전에 비해 특별한 기술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달라진 건 한 가지였다. 결과보다 과정을 기록했다는 점. 하루 먹은 것, 운동한 시간, 심지어 잠든 시각과 깨던 순간까지. 그리고 이 과정은 ChatGPT와 Gemini를 트레이너와 영양사로 채용해서 이루어졌다.



자동화된 기록은 변명과 착각을 줄였다. 특히 기록을 세세히 하려고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사진 한 징이나 음성으로 메모를 남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건 귀찮음을 줄여, 무너질 때를 조금 늦춰준다. 운동에 식단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예전 같으면 “내일 하지 뭐”로 미뤘을 선택을, “여기까지 했는데”로 바꾸게 만들었다. 아직 완전히 안심하진 않는다. 체중계 숫자는 바뀔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다시 찌우는 쪽보다 지키는 쪽이 더 익숙해졌다. 그리고 감량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이제 곧 다시 체지방률 10%대를 앞두고 있다.

5년 넘게 이어진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번엔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지만, 한 가지는 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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