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아들, 딸과 색칠공부? 색칠놀이!

싱글맨 2022. 11. 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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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칠하기처럼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 감성적이고 아이들과 하기 좋은게 있을까. 색연필의 기름지지만 사각사각한 느낌으로 종이를 채워나가는 것은 재미있다. 몰입하기 쉽고, 어려움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아빠가 색칠한 그림

처음 시작은 명상 교재였다. 명상을 하기 위해 집에 도착한 배달 아이템 중에 컬러 명상이 있었다. 내가 색칠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명상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명상에서 쉽게 지루해하는 나인지라, 이걸 아이들과 함께 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색칠을 하면서 마음을 느껴보는 것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그런 명상은 색칠을 하면서도 2차원의 그림에 굳이 명암을 주어 3차원으로 인식하게 만들려고 하면서 색깔에 의미를 부여하는 관념적인 색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인 아빠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아이들은 명상이 필요없다. 주눅들게 하거나 위험한 것이 없다면 아이들은 대개 자기 마음에 항상 집중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에게는 테두리도 필요없다. 거실 바닥에도 크레파스로 멋진 그림을 그려놓아 항상 그걸 지우느라 바쁜데, 무슨 테두리가 필요하겠는가.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알록달록한 색깔로 아이들의 눈을 유혹하는 색연필이다. 샛노란 색연필을 들어 상아색 종이에 칠을 해 나간다. 색칠을 하는 모습에 아이들의 성격도 드러난다. 색상이 주는 정서에 집중하는 딸 아이와 색깔 있는 선이 뻗어 나가는 모습에 열중하는 아들의 모습이 아이들의 얼굴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 색칠공부라는 이름으로 팔리던 스케치북이나 노트들이 있었다. 그것과 비슷한 것이다. 나는 색칠에 별 관심은 없었지만, 아이들에게 색연필을 사용해서 공간을 채우는 것은 색칠공부라기보다는 색칠놀이에 가깝다. 그리고 그게 놀이에 머무르는 것이 아빠인 내게도 더 마음에 든다. 한 가지, 아빠가 놓친 것이 있었다. 너희들이 상당한 양의 색연필을 소모할 것이라는 계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분 정도 색칠을 하고 나자, 너희들은 연필깎이를 찾기 시작했다. 색연필이 금방 닳아버려 인기 있는 색을 칠하는 것이 어려워 진 것이다. 색연필로 너희들이 눈을 찔리는 일이 없게 조심하면서도 아빠는 함께 색연필을 너희들과 놀리는 이 순간이 너무 즐겁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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