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

이혼남의 자아 비판 III : Appearance, Behavior, Communication, Digital footprint (ABCD)

싱글맨 2025. 3. 2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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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뼈아프게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결혼과 이혼 전반에 대해 논하기 전에, 나의 성과나 도전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가장 먼저 반성하고, 가장 크게 반성하는 부분이다. 지금의 내가 한계를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자, 반성한다고 하는 이 순간에도 극복하지 못하고 지속적인 실수를 하고 있는 부분. 한 마디로 행동거지와 의사소통 대인관꼐 능력이 부족한 점이 지금 나를 여기에 머물게 만들고 있다. 

남자가 울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분명히 필요한 지혜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나 스승 같은 깊은 관계에서만 울 수 있다는 것이 부연 설명으로 붙는다. 하지만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눈물이 아니라 함부로 감정을 흘려서는 안 된다. 가장 쉬운 감정, 바로 화다. 

"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분노를 기초로 신경질, 짜증, 각종 남 탓을 다 포함하는 개념이다. Man should not be careless. 이 문장에서 careless (부주의함)에 해당하는 것이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다. 사람이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은 차 안에서 울리는 경적이나,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비아냥이나, 고객 불만을 가장한 공격형 짜증으로 드러내게 마련이고, 나는 지금까지 이런 수준 낮은 감정들에 지배 당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표출을 넘어서, 근거 없는 공격적인 투자나, 사업 확장 같은 무리수와 악수를 두게 만드는 원흉이다. 이 모든 손가락질을 받을 사람은 바로 나다. 누구도 아닌 다름 아닌 나.

행동거지 Behavior 에 문제가 생기면, 처음에 나는 그걸 모른다. 모르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그게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주변인들은 다 눈치채고 있다. 나의 행동거지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그들은 나를 멀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건 쉽게 굳어져 '평판'이 된다. 그리고 이 평판은 어지간히 노력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를 만회하거나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 Communication 능력은 있는가. 원만하지는 않더라도 대인 관계를 유지할 기본이 있느냐. 생기초 정도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다른 사람의 눈을 응시하지 못한다. 그냥 응시하는 것은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사람에게 비호감이나 적의를 드러내지 않고 응시하는 것을 할 수 있는가에 있다. 다른 사람의 눈을 깊이 바라본다는 것은 그 사람과의 교감과 호의를 위한 것이지, 적의를 드러내고 쏘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알고 있다. 나는 아직 눈을 깊이 바라보고 마음을 얻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했다. 

왜 이 능력은 나에게 이리 부족한가. 다시 거꾸로 돌아가서 Behavior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B와 C에는 왜 문제가 있는가. 표면적으로는 연습이 부족했기 때문이고, 근본적으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보여줄만 한 능력(Competence) 을 가지고 있는가, 나의 외모 (Appearance) 는 관리되어 있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했을 때, 나는 충분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가. 자존감은 흐릿한 허상의 감정이 아니다. 적어도 남성에게 자존감이란 자기 능력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실체가 있는 긍정적인 기록이다. 

자기 확신이 먼저인지, 능력이 먼저인지는 닭이냐 달걀이냐에 불과하다. 두 가지가 조금이라도 있어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때, 능력에 기반한 자존감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이 생긴다. 그리고 이 증거를 바탕으로 남자의 외모와 행동 (말을 포함한), 대인 관계 스킬이 함께 계발되어 그게 링크드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개인홈페이지, 사업체의 홈페이지와 모바일 명함 (Digital Footprint)이 되어 남성의 캐릭터를 결정한다. 남자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자기 앞가림을 하는 것에 불과하지 않다. 

올해 43세,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했다. 

ABCD는 자기 계발 관련해서 이미 알려진 개념이고, 가장 최근에 이 단어를 액티브하게 썼던 사람은 Kevin Samuel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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