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만들기 게임, 이혼남의 직장 생활
직장 생활에 대한 심각한 생각을 해본다. 내 개인적인 목표는 AI 소프트웨어 인더스트리로의 이동과 독립이고, 이 게임과 내 목표는 상당히 연결되어 있다. 분위기가 무거울 필요는 없다. 이건 일종의 게임이다. 이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고, 지더라도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사내 환경에서 내가 잡은 세부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내가 나가서 할 일에 대한 모의고사를 치르는 것이 목적이니까, 진지하게 임하되 긴장할 필요는 없다. 이 게임은 '사장 만들기 게임'이다.
소속을 변경해 중심 이동을 한 결과, 직속 상관이 사장단 진입의 턱 밑에 와 있다. 정확히 말하면 턱걸이를 하고 있는 셈이고, 주어진 시간은 아마도 오늘부터 2년 정도. 중간에 팀장 같은 중간관리자가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고 중간급 이상의 임원에게 직접 평가를 받는 상황이니 특수한 상황임에는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기존의 인력이 하던 일을 없애는 일이고, 이걸 드라이브 하는 사람이 직속 상관이라는 것이다. 그는 내가 조직내에서 고객이 누군지를 정확히 정의하고, 개발부터 영업까지 다 하길 원한다. 나한테 직접 운영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다행이 나는 느슨하게 움직일 수 있는 협력 조직을 일종의 '암살조' 형태로 가지고 있다. 게임에서 이기려면 직속 상관을 사장으로 만들면 된다.
마음 먹고 월급 루팡 행세를 하겠다면할 수도 있지만, 이 기회를 그렇게 써먹는 짓은 하수나 하는 짓이다. 이 게임에서 져도 나는 해고당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해고되는 것은 사장에 근접한 나의 직속상관이다. 다만, 그와 내가 거래한 것은 있다: 고과 주고, 승진시켜주고, 원하는 교육도 보내줄 테니, 자신의 생명 연장에 도움이 될 실적을 만들면서 기존의 일들을 접을 근거 (그 와중에 조직내 비용도 줄일) 를 만들라. 좋은 거래다.
데이터 분석이나 모델 개발, 알고리즘 연구 정도로 만족할 사람이 아니다. 최초로 어떤 모델을 도입했다는 크레딧은 자기가 가지고, 그걸 실행할 사람으로 나를 내세워 실무 크레딧은 내게 주겠다는 거래를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반드시 내부 고객이 만족하면서 이사회에 내세울 만한 크레딧이어야 한다. 상관 입장에서는 이게 실패해도 나를 다시 개발로 내려보내면 그만이고, 이것만 승부수로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이 사람 입장에서 내가 플러스가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형식으로 셋업을 했기 때문에, 나는 받아들이면 된다. 나한테도 안 좋은 딜이 아니니까. 내가 잃을 것은 별로 없다.
심지어 뭔가 내가 직접 모델을 만들거나, 개발을 직접 하거나 할 필요도 없다. 이미 상당 부분 되어 있고, 내가 할 일은 엮어서 내부 고객에게 판매하는 일이다. 결과는 고객만족을 측정한 것과 동시에 시간과 비용의 투입이 줄어들었다는 것, 그리고 이걸 하기 위해서 내 직속 상관이 직접 멤버들을 교육시켜서 해냈다는 사례를 어필하는 것이다.
가짜 물건을 팔려고 하면 안 된다. 제공되는 제품과 서비스 운영은 반드시 실체와 효용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다만, 내가 그걸 직접 제작하려고 하면 안 된다. 남이 한 일을 적극적으로 가져다 써야 한다. 실제로 동작하는 메카니즘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부 고객에게 세일즈를 하고 고객과의 관계까지 만드는 것,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임무다. 어차피 그 사람들의 평가는 내가 아니라 상관이 하고, 나는 교육을 통한 열외 고과로 상관의 부담을 줄여 윈윈 할 수 있다. 다만 주어진 시간은 약 3개월. 2분기 내에 결과는 나와야 한다.
효율적인 조립과 많은 악수, 이것이 2025년 상반기의 전술 방향이다. 기계적으로 수치화해서 대시보드를 만든다고 분석이 되는게 아니라, 직속 상관의 손에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정리할 수 있는 날카로운 검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상위 전략은 인더스트리 이동 후 독립임을 주지한다. 어차피 어떤 형식으로든 2028년에는 회사에서 나가야 한다. 그 게임이야 말로, 아주 위험하고, 지면 안 되는, 중요한 게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