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아들에게
입학
싱글맨
2021. 12. 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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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이제 곧 학교에 들어가겠구나.
딸아, 학교에서 배울 건 국어, 영어, 수학 같은게 아니다. 그건 어차피 배우게 될테고, 가장 덜 중요한 것이다. 아빠가 늘 말해왔듯이 너희들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완성되어 있다. 학교에서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 남에게 배울 점을 잘 관찰하길 바란다. 다른 친구들과 너와의 차이점을 찾아내는 방식이 조금씩 너의 모습을 만들어 갈거다. (평소 네가 잘 모르는 동네 아이들을 몰고 다니면서 노는 걸 볼 때, 이것도 사실 아빠가 말하지 않아도 잘 하리라고 본다.)
네가 아주 어렸었던 시절 F-14 전투기가 하늘을 나오는 장면을 볼 때마다 네가 '우~~~아~~~' 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이집에서부터 대학까지 네가 교과서로 배우는 것들은 대개 쓸모없는 것들이다. 사람은 공부가 아니라 연습을 통해서 배운다. 너는 전투기가 아니라 자전거부터 시작하겠지만, 실제로 네가 뭔가 배우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책상 앞이 아니라 조종석에서일 것이다.
거꾸로 누가 너한테 뭔가를 가르치려 한다면 그냥 배우지 말고 검증하거라. 설령 그게 이 글을 쓰는 아빠일지라도. 실제로 비행을 해야하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너니까. 네 인생에서 빅토리롤을 하고 싶다면, 철저하게 의심하거라.
P.S. 장난감이든 채널선택권이든 절대로 동생이라고 해서 억지로 양보하지 말거라. 그건 네게도 동생에게도 좋지 않다. 누나의 쓴 맛을 보여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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